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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고뇌를 정제된 언어로 표현했던 순수시인 김동명문학의 향기 - 김동명문학관
  • 수정 2018.08.28 17:48
  • 게재 2018.08.28 17:24
  • 호수 387
  • 16면
  • 정순형 선임기자(junsh@gimhaenews.co.kr)
▲ 김동명문학관 전경. 잔잔한 호수에 떠 있는 배를 상징하는 건축물이라고 했다.

 

고향의 향수를 어머니 품으로
농민 아들에서 올곧은 선비의 길

“눈빛과 행동 같아야 시대의 예술”
'남과 북' 양쪽에서 꼿꼿했던 기개


 

고향에 대한 향수를 자연과 어머니 품으로 묘사했던 시인. 남쪽으로 문을 열면 소나무 숲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진다는 강릉시 사천면 산골에 자리 잡은 김동명문학관은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올곧은 선비의 길을 걸었던 시인의 생가와 함께 있었다. 초가지붕이 정겨운 시인의 생가 마당에는 '파초'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조국을 언제 떠났노/ 파초의 꿈은 가련하다"로 시작되는 시인의 작품을 되새기는 '상징물'이라고 했다.
 

▲ 김동명의 대표작 '파초'가 그려진 시화.
▲ 시인의 서재를 재현한 문학창작실.


시인의 생가 왼쪽에는 '김동명문학관'이라는 간판이 세워져 있다. '잔잔한 호수에 떠 있는 배를 떠올리며 설계'했다는 김동명문학관. 정문으로 들어가면 정장 차림에 중절모자를 쓴 시인의 사진과 함께 대표작 '내 마음'의 전문이 걸려 있다.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배를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 안고, 옥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작곡가 김동진이 곡을 붙이면서 널리 알려진 시구절이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전시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시인 김동명이 살다간 발자취를 따라가는 연보가 펼쳐진다. 대한제국 말기인 1900년에 태어난 시인이 여덟 살 때 함경남도로 넘어가 원산과 흥남 등에서 후학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교사로 활동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작곡가 김동진도 시인이 원산소학교 교사로 근무하던 시절, 제자로 인연을 맺었다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항상 단정한 자세를 잃지 않았던 시인이지만, 일제강점기 암울했던 현실에 절망한 나머지 퇴폐주의에 빠져들었던 시절도 있었다고 했다.

▲ 초가지붕이 정겨운 시인의 생가.

"찬 이슬에/ 붉은 꽃물에 젖은 당신의 가슴을…."로 시작되는 시인의 작품도 바로 이 무렵에 나왔다고 했다. 하지만 삼십 대 중반 이후 중년기로 접어들면서 시인 김동명은 식민지 지식인의 고뇌를 정제된 언어로 드러내는 서정시의 세계를 개척하게 된다.
 
"그대는 차디찬 의지의 날개로/ 끝없는 고독의 위를 나르는/ 애달픈 마음…/ 나도 그대를 따라 저 눈길을 걸으리…."
 
그런 시인의 가슴에 제자이면서 예술적 동반자였던 작곡가 김동진이 곡을 붙여서 탄생한 국민애창곡이 '수선화'라고 했다.
 
하지만 식민지 청년 김동명의 앞에 놓인 길은 마냥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1942년 일제가 요구한 창씨개명을 거부하면서 한글사용금지조치에 반발한 시인이 '절필'을 선언한 것이다. 이후 함경남도 흥남에서 8·15 광복을 맞이한 시인은 흥남중 교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함흥학생의거'에 연루돼 교화소에 갇히는 등 고초를 치르다 1947년 남으로 내려왔다고 했다.

▲ 초허 김동명 시인

꼿꼿했던 시인의 기개는 남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승만 독재가 극단으로 치닫던 시절에 이화여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했던 시인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빛과 행동이 함께하는 것이 시대의 예술이다"는 말로 비판 정신을 강조했다는 기록 등이 소개되어 있다.
 
연보 옆에 시인이 수많은 작품을 탄생시킨 문학창작실이 재현되어 있다. 시인이 즐겨 입었다는 오버코트와 친필 원고와 더불어 아내가 선물했다는 회중시계가 유품으로 전시된 문학창작실. 그 옆에는 "시간은 갈매기 같이 나르고…"라고 읊었던 시인의 노랫말이 적혀 있다. "비록 (아내가 준) 회중시계는 멈추었지만, 그가 남긴 시와 노래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는 팬클럽 회원의 글과 함께. 검소하기 짝이 없었던 시인의 흔적에 숙연해진 가슴을 안고 빠져나온 전시실. 그 끝자락에 적힌 글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가난했지만 가련하지 않았던 시인 김동명/ 이젠 그가/ 기나긴 침묵의 시간을 지나/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김해뉴스 /강릉=정순형 선임기자 junsh@


*찾아가는 길
△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 샛돌1길 30-2.
△ 경부고속도로(55.4㎞)를 타고 가다 동해대로(174.4㎞)로 갈아탄 후 동해고속도로(71.9㎞)로 옮겨 타면 된다. 약 4시간 50분 소요.

*관람 시간
① 오전 9시~오후 6시.
② 매주 월·화요일과 설날, 추석, 1월 1일은 휴관. 033-640-4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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