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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지의 비극… “돈은 먹을 수 없는 것”강한균의 경제칼럼
  • 수정 2018.08.28 17:29
  • 게재 2018.08.28 17:27
  • 호수 387
  • 5면
  • 강한균 인제대 명예특임교수(report@gimhaenews.co.kr)

1968년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린 미국 생태학자 '개렛 하딘'의 '공유지의 비극'은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어느 마을에 공동으로 소유하는 목초지가 있었다. 마을 주민들은 여기에 적절한 수의 양떼를 풀어 기르면서 충분히 풀을 뜯어 먹일 수 있어 별 탈 없이 지냈다.

양모값이 오르자 약삭빠른 한 사람이 욕심을 냈다. 그는 슬그머니 자신의 양을 더 많이 들여와 방목했다. 이를 눈치 챈  마을 사람들도 앞 다퉈 양을 풀어놓았다. 어차피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가 더 많은 양을 몰고 올 것이며 머잖아 목초지의 풀이 부족해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결국 목초지의 풀은 사라지고 마을 공동체도 붕괴되었다. 공동의 자산인 공유지가 개인의 지나친 욕심으로 남용되고 황폐해져 공동체 전체가 파멸하는 현상을 '공유지의 비극'이라고 한다.

인류 최대의 공유자원이며 유일무이한 공유지 지구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세계 곳곳이 기록적 폭염과 홍수·가뭄, 산불이 일고 빙하는 녹아 북극곰은 갈 곳을 몰라 아사하는 지경이다. 최근 호주에서는 400년만의 잔인한 겨울 가뭄으로 가축들의 먹이가 부족해져 정부가 보호해 왔던 먹이 경쟁자인 캥거루까지 사살할 수 있도록 했다.

1988년 미항공우주국 우주학자 '제임스 한센'이 지구 온난화가 기후변화에 영향을 준다고 처음 주장했다. 당시 과학자들은 그의 주장을 헛소리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지금은 기온상승이 자연재해의 주범이고 인간에 의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가 지구 온난화의 주된 원인이라는데 대다수 과학자들은 동의한다.

공유지 비극의 해결 방법으로 정부가 나서 목초지에 풀어놓을 수 있는 양의 수를 제한하거나 목초지의 소유권을 주민들에게 배분하는 사유화가 있다.

한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앨리노어 오스트롬’ 교수는 주민들의 자발적 공유자원 관리를 꼽았다.

1920년대 남획으로 바닷가재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미국 메인주 연안의 어부들을 소개했다. 어부들은 바닷가재 통발 놓는 규칙과 순서 등에 대한 자치규율을 만들어 바닷가재 잡는 양을 조절해 어장을 성공적으로 유지했다.

갈색 지구로 변한 공유자원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공동 노력으로 1997년 교토기후협약에 이어 2015년 12월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있다.

2021년부터 적용될 파리기후변화협약은 중국, 미국, 러시아 등 195개국이 서명했고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평균기온 상승폭을 2도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이다.

다만 각국이 제출한 자발적 감축목표에 부여하려던 국제법상의 구속력이 빠지는 한계를 보였다.

국내 에너지기업들의 정치적 로비에 굴복한 온실가스 배출 2위국인 미국은 명분상으로는 미국사업을 방해하려는 중국의 음모로 몰면서 2017년 6월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했다.

이해관계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의무에 대한 각국의 속내는 상당한 온도 차를 보이며 기후협약의 성공 여부는 오로지 각국의 자발적 의지에만 의존하는 '죄수의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 1위국(26.8% 비중) 중국은 이렇게 항변한다. 선진국 국민이 소비할 상품을 자국 공장들이 대신 생산해 주고 자국민은 미세먼지 등 공해 피해만 입고 있다고. 러시아는 지구 온난화로 날씨가 따뜻해지면 농경지가 늘어나고 모피 살 돈을 아낄 수 있어 기쁜 일이라고 한다.

40도가 넘는 메가톤급 폭염이 휩쓴 한반도의 올여름은 그동안 말로만 외치던 지구환경에 대한 새로운 경각심을 일깨웠다. 이웃나라 중국만 탓할 것이 아니라 일인당 연간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들 자신도 뒤돌아 볼 때이다.

어느 인디언 추장의 경고가 새삼스러워 진다. "마지막 나무가 잘려 나가고, 마지막 강이 오염되며 물고기마저 사라질 때 인간은 그제야 돈은 먹을 수 없는 것임을 깨달을 것이다"라고.
김해뉴스 /강한균 인제대 명예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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