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찍어주니까 더 좋지?"
박재오 씨는 모처럼 휴일을 아들 연호(3개월)군에게 몽땅 투자하기로 했다. 아들의 백일 사진을 직접 찍기로 한 것. 디지털 시대가 됐어도 여전히 남는 게 사진이다. 더군다나 아이들은 성장속도가 빠르다. 방심하면 예쁜 시기를 놓치기 십상. 박 씨도 연호 군이 태어나면서부터 디에스에르아르(dslr)카메라를 구입, 사진 찍기에 취미를 붙였다. 그렇지만 아이의 백일사진까지 가내 수공업으로 해결하자니 마음이 찜찜했다. 결과물이 어딘지 모르게 촌스럽고 밋밋했기 때문. 사진관에 가는 것도 내키지 않았다. 한 번 사진을 찍는 데 30~40만원을 훌쩍 호가하는 데다 어느 집에나 있을 법한 판에 박힌 사진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결국 박 씨 부부는 수소문 끝에 베이비스튜디오를 찾았다.
■ 예약은 필수
찍은 사진을 액자로 만들 수도 있다. 보정과 가족사진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되고 가격은 1만 5천원에서 17만원 선까지 다양하다.
스튜디오 이용시간은 평일 오전 10시~6시. 주말 오후 2시~7시까지다.
■ 본격 사진 찍기
"우리 연호, 귀여운 양으로 변신해 볼까?"
셀프스튜디오에선 사진 배경과 조명, 의상 등을 제공한다. '아이마루'의 경우도 백일 사진 방과 돌 사진 방 두 군데로 스튜디오를 나눠 각각 9배경씩 모두 18개의 배경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돌 사진 방의 '공중전화'나 '벚꽃' 등은 수도권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인기 배경. 전 대표는 "소품을 자유롭게 응용해서 실제 배경보다 더 다양한 배경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에서 '아이마루'를 검색하면 나오는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배경이나 소품을 살펴보고, 콘셉트를 생각하고 오는 것도 좋다. 사전 방문을 해서 의상을 상의하는 것도 똑똑한 사진 찍기의 방법.
'아이마루'에선 잡화 등을 포함, 의상 700여 점을 보유하고 있다. 한복이나 드레스 등도 빠짐없이 준비돼 있으니 부담없이 입어보자. 보통은 5벌 정도가 적당하다.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양 등 동물 의상. 오늘의 주인공 연호 군도 양 의상을 입고 귀여운 아기 양으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전 대표는 "요즘 아이들은 성장 속도가 빨라서 어른스러운 옷을 입혀 놓으면 나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백일 사진은 손과 발이 다 드러나고 아이 느낌이 강한 동물 의상이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콘셉트를 정했다면 '조명'에도 신경을 써 보자. 전 대표는 "개인적으로 사진을 찍던 사람은 조명이 있다는 사실을 자주 잊어버리는 탓에 사진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배경을 바꿀 때마다 첫 사진을 찍고 조명 등을 확인하는 것도 방법. 전 대표 등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좋다. 이날 촬영에 동참한 연호 군의 엄마 윤연숙(32)씨는 "미리 이용후기를 읽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배경이나 의상이 다양해 우왕좌왕 했다"며 "조금만 신경 쓰면 사진관에 갈 필요가 전혀 없다고 할 만큼 뛰어난 사진이 나오니, 사전 연구가 반드시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아이 컨디션 만들기
백일이나 돌이 갓 지난 아이일 경우 돌발 상황이 발생하기 쉽다. 아이가 갑자기 피로감을 느끼거나 잠들어 버리는 것이 대표적. 사진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최대한 아기가 편안함을 느끼는 상황을 연출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애착을 보이는 물건을 집에서 미리 가져 오는 것이 좋다. 음식 등이 반입되니 먹을거리 등도 꼼꼼하게 챙겨오자.
또 이 또래 아동의 경우 대부분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니 소리 나는 장난감 등을 미리 준비하자. 아이가 잠들 경우, 평일에는 뒤에 예약이 없다는 전제 하에 어느 정도 시간 조절도 가능하다. 평소 아이가 활발하게 노는 시간대를 살펴 예약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시기적으로는 백일 사진의 경우 백일보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난 시점에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몸을 가눌 수 있어 다양한 포즈가 가능하기 때문. 전 대표는 "사진을 찍을 때 부모가 아이와 시선을 맞춰 몸을 최대한 낮춰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TIP) 카메라는 어떻게?
아웃포커싱에 너무 집중하면 아이 움직임 놓칠 수도
수동카메라의 경우 조작법에 따라 다양한 사진이 나온다. 조리개 값이나 빛의 양 등은 아마추어가 접근하기에 어려운 것도 사실.
하지만 셀프스튜디오를 이용할 경우 이런 문제는 크게 고민할 필요없다. 스튜디오 담당자가 조명이나 빛의 양을 고려해 카메라의 기본 값을 조정해 주기 때문. 그래도 불안하다면 한 장 한 장 찍을 때마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배경을 흐릿하게 만들고 인물을 부각시키는 기술인 '아웃포커싱'에 너무 집중하다보면 아이의 움직임을 따라잡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니 주의하자. 주로 근접 촬영을 하다 보니, 렌즈의 경우는 굳이 비싼 전문가급이 아닌 표준렌즈로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