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출신 음악인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올해도 어김없이 연어가 돌아온다. 벌써 13년째다. 바다로 나가 살던 연어가 모천으로 돌아와 산란하듯 김해에서 성장한 뮤지션들도 해마다 한 번씩 고향을 찾아 그간 갈고 닦은 실력을 자랑한다.

김해뮤직페스티벌 '연어'는 김해문화네트워크 장원재 이사장이 지난 2006년부터 매년 진행해온 민간주도형 음악축제다. 2016년부터는 지역의 개인, 단체, 기업 등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축제를 이끌고 있다. 행사 취지에 공감한 김해뉴스도 지난해부터 동참해왔다.

곁에서 지켜본 '연어'는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축제였다. 행사 전 두 달간 일주일에 두 번씩 모여 밤늦게까지 기획회의를 했다. 메인공연, 청소년창의소통콘테스트, 세계야식페스티벌 등 각 프로그램의 담당자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민간주도형이라 예산이 부족한 것도 고민이었다. 십시일반 시민들에게 후원금을 받는 일명 '꿀벌후원'을 진행하면서도, 불안한 마음은 가시지 않았다. 자금마련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결국 적자는 면치 못했다. 모든 일이 시민들의 재능기부로 이뤄 진거나 다름없었다.

지난해 축제는 9월 1~3일 사흘 동안 김해문화의전당 애두름마당에서 열렸다. 많은 이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듯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성황리에 마감했다. 국악, 재즈, 힙합 등 다양한 공연들로 꾸며졌다.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 5000여명은 초가을 밤의 낭만과 매력적인 음악선율에 흠뻑 취했다. 고향으로 돌아온 뮤지션들도 반겨준 시민들에게 기쁘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올해 열리는 제13회 김해뮤직페스티벌 '연어'는 9월 8~9일 장유 대청공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지역출신의 유명 뮤지션들이 대거 출연한다. 멤버 전원이 김해출신으로 구성된 비보이팀 '와일드크루'와 장유주민 정홍일이 보컬을 맡고 있는 록밴드 '바크하우스', 부산·경남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라틴 밴드 '겟츠' 등이 참여해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풍성한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여성을 위한 축제 '뮤즈페스타'와 청소년들의 생각을 나누는 무대인 '청소년창의소통콘테스트', 프로와 아마추어가 함께 만들어가는 콘서트 'DIY(Do It Yourself) 콘서트' 등이 진행된다.

뿐만 아니라 행사장에서는 시민이 직접 악기를 연주해볼 수 있는 생활음악 악기박람회와 지역예술인들이 자신의 작품을 홍보할 수 있는 예술시장이 운영된다. 푸드트럭, 프리마켓도 들어서 방문객들에게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김해뮤직페스티벌 '연어'는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김해 고유의 지역문화콘텐츠다. 시민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고, 즐긴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는 행사다. 그러나 민간주도형으로 진행되다 보니 늘 예산부담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김해시민의 열정만큼, 행정기관과 기업 등이 마음을 더해 앞으로도 쭉 김해 유일의 음악축제인 '연어'를 이어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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