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한 마리

김 경 희

별이 뜨는 저녁
열아홉 신부는 빈방을 지키다
무더운 날

마침표를 찍고
새처럼 날아갔다

궤도를 이탈한 별처럼 자유롭게
이 세상과 저 세상의 간격이
나뭇가지에 펄럭인다.
 


<작가노트>

마지막으로 부르고 싶은 그 이름…

어머니… 그 이름 앞에 울먹이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면서 처음으로 불렀고 마지막으로 부르고 싶은 어머니, 그 이름 앞에 눈물이 그리움을 비집고 선다.

열아홉 신부가 허리가 휘어지고 백발이 되어도 빈방을 지켰던 나의 어머니.

늘 작은 새가 되고 싶다는 후렴을 쏟아낸 어느 여름날, 멀고 먼 하늘로 새처럼 훠이 훠이 떠나셨다.

당신이 만든 세상, 밤에는 별이 뜨고 낮에는 뭇 꽃들이 피는 동산에서 마음껏 웃고 계실 어머니를 생각해본다.
 

▲ 김경희 시인

·김해 출신
·가야문화예술진흥회 회장
·김해수필협회 회장
·김해문인협회 부회장
·저서 수필집 '방을 꾸미는 여자'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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