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 "후배들 실망감 안 주려고 쏜 게 우승 비결"

 

▲ 6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사격장에서 열린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 대회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 한승우(왼쪽부터), 진종오, 이대명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세계사격선수권대회 역대 최고 성적을 예약한 한국 사격대표팀에서 권총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018 국제사격연맹(ISSF)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이 6일까지 권총에서 6개, 소총에서 2개 총 8개 금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단체전에서 4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남자 50m 권총을 시작으로 남자 10m 공기권총, 주니어 남녀 10m 공기권총 모두 단체전에서 정상에 올랐다.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서 그동안 금메달 4개(2010년 뮌헨, 2014년 그라나다)가 최고 성적이었던 한국 사격은 권총과 단체전에서의 호성적 덕분에 대회 5일 차에 최고성적의 두 배인 8개의 금메달을 확보했다.

남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진종오)과 단체전(진종오·한승우·이대명) 금메달을 추가한 6일 박병택 코치는 "지금 이곳에 앉은 우리 선수들이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걸 자부심 있게 말할 수 있다"면서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선수들을 칭찬했다.

박 코치는 현역 시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목에 걸었던 한국 권총의 전설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전 세계가 우리나라 권총 선수를 부러워한다"면서 "다가오는 도쿄올림픽(2020년)도 충분히 기대하셔도 좋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대회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나 때문에 동료가 단체전 메달을 못 따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쐈다"고 말한다.

사격 단체전은 본선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매기는 종목이라 팀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기 도중 선수가 점수를 확인하려고 스크린으로 고개를 돌리면 경기 후 코치의 불호령을 피할 수 없다. 그래서 단체전은 동료를 믿으면서 자신의 과녁에만 집중하는 정신력이 필수다.

진종오도 "내가 쏜 한 발이 후배에게 실망감을 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쏜 게 우승 비결"이라며 "한 발, 한 발이 동료에게 민폐로 돌아갈까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한승우는 "서로 믿는 게 중요해서 실수를 최대한 줄이고자 했다"면서 "민폐 끼칠까 봐 한 발, 한 발 힘들었지만 전광판은 한 번도 안 본 게 금메달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대명은 "한국이 사격 강국인 이유는 (진)종오 형이 너무 기준치를 높여놔서"라면서 "후배들이 뒤를 따라가며 기준치가 점점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디지털미디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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