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배우 유승호가 대학 진학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학에 진학해도 학업에 충실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누구나 알만한 명문대 입학을 거절한 것이다. 자신의 일에 더욱 매진하고자 하는 결정을 했을 뿐인 유승호가 박수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은 80%를 넘어섰다. 그리고 학력에 대한 집착은 이제 대학을 넘어서 고등학교로 내려왔다. 상고, 공고, 농고, 정보고, 특성화고 학생들은 단지 인문계 고등학교를 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편견과 싸우고 있다. 인문계가 아니니 열심히 공부하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 문제아일 것이라는 편견 말이다. 많은 학생들이 자신들의 목표대로 진학이 아닌 취업을 선택한다. 그러나 그들을 보는 세상의 시선은 차갑다.
 
현재 고학력자들의 청년 실업 문제는 세대 문제를 넘어 사회적인 문제로 확대되었다. 목적의식 없이 모두가 대학을 가는 사회적 분위기, 전공을 고려하지 않는 묻지마식 지원, 진로를 채 찾기도 전에 스펙 쌓기에 쫓기다 맞이하는 졸업. 이런 사회 상황에서는 자신의 진로를 일찍 탐색, 남들보다 먼저 우리나라 경제의 주춧돌을 쌓고 있는 청년들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내는 게 타당하지 않을까?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남들보다 먼저 사회진출을 하고서도 5년 후 대졸자 밑에서 일하게 되는 구조적인 모순. 현장에서 우리나라 산업의 기초를 닦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임금, 비정규직이라는 현실에 시달리는 우리의 안타까운 아이들.
 
그런 의미에서 최근의 고졸 우대 정책은 반가운 일이다. 1회적인 정책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사회 전체의 인식 전환 없이 단순히 취업률을 올리기 위한 정책은 또다시 고졸자들의 부당한 대우를 유지시키는 위험한 발상에 불과하다. 그러니 정책에 앞서 진정한 학력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 출신 고교가 어떤 낙인이 되지 않는 세상을 위해 노력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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