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종류의 커리. (1시 방향부터 시계방향으로)램도피아자, 믹스 베지터블, 치킨 마크니, 램나바비, 치킨 티카 마살라, 팔락 파니프.

 

난은 화덕 온도와 굽는 시간이 품질 좌우
향신료를 모은 ‘마살라’, 음식 종류별로 선택

숯불에 구운 탄두리 치킨 영국에서 더 인기
브리야니, 쌀과 고기 버터에 볶아내

대중음식 사모사, 야채나 고기 넣은 튀김만두
넓은 땅덩이 만큼 음식종류도 다양 국제적 음식




멀지만 왠지 친숙한 느낌을 주는 나라가 인도다. 그 친숙함은 아마 커리 때문일 것이다. 지금이야 먹거리가 다양하고 흔하지만 집에서 별다른 반찬이 없을 때, 또 등산이나 야유회 갔을 때 코펠에 커리를 끓인 기억을 중년들은 가지고 있을 테다. 물론 지금도 커리는 일상의 빠질 수 없는 메뉴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가 먹는 커리는 일본에서 현지화 된 '카레라이스'가 도입된 것으로 그 탓에 이름도 커리가 아닌 '카레'로 굳어졌다. 그만큼 인도 원래의 요리와는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들어가는 향신료가 다양해 커리는 인도에서도 지역마다 집집마다 종류와 맛이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그래서 간혹 인도 관광 다녀온 손님이 커리를 먹어보고는 "내가 인도에서 먹었던 카레와 맛이 다르다."며 불평하기도 한다는 것이 다. 수로왕릉과 김해전통시장 사이 도로 가에 있는 '뉴리틀인디아&네팔'의 만데이 고빈다 (41) 사장의 우스개 소리다.

▲ 탄두리 킹 프라운. 향신료에 절인 왕새우를 구운 것이다.

커리 중에서 한국 사람들이 선호한다는 치킨 마크니를 먼저 접했다. 닭 가슴살을 넣고 끓인 커리이다. 소스는 감칠 맛이 나면서 살짝 매운 맛이 감돈다. 또 특유의 커리향이 진하지만 자극적이지는 않다. 고기는 아주 부드러운데 불맛이 약간 입안에 감돈다. 닭 가슴살을 생으로 쓰지 않고 요쿠르트 소스에 재운 뒤 화덕에 살짝 구워낸 것을 소스에 넣고 끓이기 때문이다. 
 
"커리에 들어가는 향신료가 15~20종이나 됩니다. 물론 커리 종류에 따라 재료가 조금씩 달라지죠. 커리 소스를 만들 때는 먼저 견과류인 캐슈넛을 갈아서 끓이다가 향신료와 토마토 등 야채를 넣고 8~12 시간 정도 푹 고아냅니다. 향신료도 재료 따라 넣는 순서가 있어요" 만데이 사장의 설명이다.
 
커리는 원래 여러 향신료들을 넣어 만든 음식을 말한다. 우리에게는 강황이 많이 알려졌으나 그 외에도 큐민, 고수라 불리는 코리앤더, 그리고 계피, 후추, 겨자, 정향, 생강, 박하 등 수백 가지에 이른다. 이런 향신료들을 섞어서 만들어 놓은 것을 '마살라'라고 하는데 마살라도 섞은 재료에 따라 종류가 다양해서 요리의 특성에 따라 골라 쓴다고 한다. 치킨 마크니에 쓰인 것은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나는 '차트 마살라'이다. 매운 맛이 나는 치킨 빈달루나 램 빈달루(양고기 커리)를 만들 때는 '가람 마살라'를 쓰는데 칠리고추와 강황 등이 추가된다. 
 

▲ 난과 탄두리치킨(가운데) 그리고 커리로 차린 식탁.
▲ 닭고기를 피망과 핫소스로 볶은 치킨 칠리.


커리는 밥이나 난과 함께 먹는다. 밥은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삼각형 모양의 얇은 빵인 난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난은 밀가루에 계란과 우유를 넣고 2~3 시간 반죽한 뒤 1~2 시간 정도 숙성시켜 화덕에서 구워낸다. 얇게 편 반죽을 숯불 화덕의 벽에 붙여 적당한 온도와 시간로 구워내는 것이 기술이다. 화덕 안의 온도는 섭씨 90~120도 정도인데, 손을 화덕 안에 집어넣어 적당한 온도인지 알아낸다. 굽는 시간은 대략 1분 정도라고 한다. 갓 구워낸 난은 쫄깃쫄깃하면서 맛은 담담하지만 고소하다. 아주 얇은 게 기술자의 솜씨인 것 같다. 이 난을 알맞게 찢은 뒤 커리 소스를 그 위에 얹어 먹는다.
 
만데이 사장은 한국에 온 지 20여 년이나 됐다. 가족들과 함께 서울 동대문에서 옷과 신발 등을 인도에 수출하는 무역상을 했다. 그렇게 한국에 정을 붙인 뒤 다른 사업을 구상하다 인도음식 전문점을 생각했다. 상호에 '리틀'을 붙인 건 한국에 있는 '작은 인도'라는 의미라고 한다.
 
인도 음식이지만 영국에서 더 사랑받는 요리가 탄두리 치킨이다. 닭고기를 요쿠르트와 마살라를 섞은 소스에 8~12 시간 재운 뒤 화덕에 구워낸 것이다. 튀김 옷이나 양념을 묻힌 우리나라 양념통닭이나 프라이드 치킨과는 다르다. 바비큐처럼 그냥 숯불에 구워낸 것이다. 구울 때 기름기가 빠져 곁은 쫄깃쫄깃하고 속은 부드럽다. 전체적으로 커리와 요쿠르트 향이 깊이 배어 은은한 향미가 입안에 감돈다.

▲ 치킨 브리야니.

브리야니는 인도의 대표적인 볶음밥이다. 양이나 닭고기를 잘라 버터로 볶아내고, 생쌀도 버터로 볶는다. 그 뒤 물을 약간 붓고 향신료인 마살라와 양파, 당근 등 야채를 넣고 익혀낸 것이다. 사모사는 인도의 튀김만두인데 여느 나라 만두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밀가루 만두피를 만들고 속에 야채나 고기, 그리고 마살라를 넣어 튀긴다. 길거리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대중음식이다.
 
인도 음식은 커리만 있는 게 아니다. 넓은 땅덩어리만큼 음식의 종류도 다양하다. 커리만 하더라도 지역마다, 또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달라서 종류를 헤아릴 수 없단다. 게다가 인도음식은 네팔이나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등 인도권과 태국 미얀마 티벳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를 비롯해 케냐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대륙에 까지 널리 퍼져있다. 이들 나라에서 현지화 되어 사랑을 받고 있는 국제적 음식이랄까. 우리나라의 카레처럼. <끝>
 
김해뉴스 /이정호 선임기자 cham4375@


▶뉴리틀인디아&네팔 : 김해시 가락로 95 (서상동) 2층. 010-7266-4127.
치킨 커리 : 1만 원, 램(양고기) 커리 : 1만 2000원, 야채 커리 : 8000~1만 원, 탄두리 치킨(한마리) : 1만 6000원, 난 : 2000~5000원, 브리야니 : 8000~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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