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경제 강한균의 경제칼럼
통계와 확증편향성강한균의 경제칼럼
  • 수정 2018.09.19 09:53
  • 게재 2018.09.19 09:50
  • 호수 390
  • 6면
  • 강한균 인제대 명예특임교수(report@gimhaenews.co.kr)

영국 총리였던 디즈 레일리는 "거짓말에는 세 종류가 있는데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이다"라고 했다. 통계가 새빨간 거짓말 보다 더 큰 허구성을 지닐 수도 있으며 통계의 이중성 또한 엿볼 수 있다.

2017년 라면 한 개는 1000원이고 빵 한개는 500원이다. 2018년에는 라면이 500원, 빵이 1000원이다. 2017년을 기준으로 라면과 빵을 각각 100으로 정하면 2018년 라면은 절반인 50이고 빵은 두 배인 200이 된다. 라면과 빵의 평균 물가지수는 2017년은 100(200÷2)이고, 2018년은 125(250÷2)가 된다. 2018년 물가는 전년도에 비해 25% 올랐다.  

반면 2018년을 기준으로 라면과 빵을 각각 100으로 정하면 상황은 정반대가 된다. 2017년 라면은 2배인 200이고 빵은 절반인 50이 된다. 라면과 빵의 평균 물가지수는 2018년은 100(200÷2)이고 2017년은 125(250÷2)가 된다. 이 경우 거꾸로 2018년 물가가 2017년에 비해 25% 내렸다고 할 수 있다.

이성적인 인간이 동일한 사안을 두고 왜 서로 다른 판단과 주장을 하는 걸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모든 사람들은 확증편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확증편향이란 자신이 보고 싶은 것, 듣고 싶은 정보만 골라서 선택하고 자신의 믿음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을 말한다.

젊은 엄마들이 매운 아구찜 전문점에서 정기적 모임을 하는 데 아이들에게는 매번 치킨을 배달시켜 먹게 했다. 꼬마들은 이 음식점을 아구찜 식당이 아니라 치킨집으로 항상 기억하기 마련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통계의 확증 편향적 해석으로 논란이 뜨거웠다. 야당은 전년도 같은 달 대비 일자리 수가 5000개 밖에 늘어나지 않은 사상 최악의 고용 참사라고 주장한다. 반면 여당은 생산가능 인구(15-64세)의 감소 탓이며 고용률(취업자 수÷생산가능 인구)은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야당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전년도 같은 달에 비해 전체 자영업자 수가 3만 5000명이나 감소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여당은 종업원을 둔 자영업자는 오히려 7만 2000명 증가했다고 반박했고 야당은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해 가족들을 종업원으로 등록했기 때문이라고 재반박 한다.

분기별 가계동향조사 발표로 인해 통계청장이 경질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통계를 정권의 입맛에 맞게 생산하려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까지 일고 있다. 문제가 된 가계동향조사는 소득보다 소비지출에 초점을 두고 있어 소득 통계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또 분기별로 발표하는 것 자체가 안정성과 신뢰도가 낮다고 보고 통계청에서 발표하지 않기로 한 것이었다.

한편 여권에서는 지난해 4분기 지표가 좋게 나오면서 소득주도 성장의 정책 효과를 홍보하기 위해 계속 발표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올해 1, 2분기 소득분배 지표가 악화됐다. 하위 20% 계층과 상위 20%계층 간 소득 양극화가 더욱 벌어지면서 다 같이 잘 살자는 '사람 중심 정책’을 내건 청와대 입장이 매우 난처해졌다.

지난해 가계 표본이 5500 가구에서 올해 8000 가구로 확대되면서 노인층, 빈곤층 가구의 표본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갔을 수 있다는 반론까지 제기됐다. 

통계는 국가의 가장 중요한 인프라이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인 빅 데이터 산업에 절실한 자원이기도 하다. 통계의 생명은 무엇보다 신뢰성이며 통계 해석자의 확증편향 보다 통계 생산자의 확증편향이 훨씬 더 위험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해뉴스 /강한균 인제대 명예특임교수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한균 인제대 명예특임교수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재미로 보는 주간 운세 2019년 8월 넷째 주재미로 보는 주간 운세 2019년 8월 넷째 주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비밀글로 설정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