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불볕더위가 언제였던가 싶게 선선한 바람이 불고, 아침 저녁으로는 싸늘한 기운까지 느낄 정도다. 본격적인 환절기다. 환절기에는 밤낮 기온차가 10도 이상 벌어져 우리 몸의 밸런스, 면역체계가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비염, 감기 몸살,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이 흔히 발생하게 되고 장염이나 피부질환, 우울증 등 각종 질병에도 걸리기 쉽다. 노인의 경우 온도가 갑자기 떨어지면서 혈관이 수축해 뇌졸중에 걸릴 위험성도 높아진다. 올 여름은 기록적인 폭염으로 사람들마다 기력이 쇠잔해 있는 상태에서 환절기를 맞이해 그만큼 건강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부산 시선한의원 조윤숙 원장(한의학박사)의 도움으로 환절기 건강관리에 대해 알아보자.
 



높은 일교차로 신체 면역력 떨어져
감기, 방치하면 폐렴 등 합병증도
가을에 뇌졸중 많아… 아침운동 자제
수분 섭취, 규칙적 수면, 운동 중요




■환절기마다 왜 아플까
환절기에 건강이 위협받는 가장 큰 이유는 신체의 면역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면역력은 외부에서 우리 몸에 침입한 세균, 바이러스 등을 싸워서 물리치는 인체 방어 시스템이다. 환절기에 기온 차가 급격하게 벌어지면 우리 몸의 적응력, 즉 면역체계에 허점이 생기고 이 틈을 이용해서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몸에 침투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조윤숙 원장은 "특히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에 우리 몸이 가장 힘들어 한다"며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가장 약한 부분에 병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즉 본래 코가 잘 막히고 답답한 사람이면 비염이 생기고, 피부가 안좋은 사람은 아토피성 피부염이 악화되는 식이다.
 

■감기, 가볍게 생각하면 낭패
환절기에 찾아오는 대표적 질환은 감기 몸살이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와 어린이는 갑작스런 온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감기에 걸리기 쉽다.
 
감기 자체는 3~7일 만에 자연 치유되지만 합병증으로 폐렴이 발생하면 어린이나 노약자는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어 결코 만만하게 볼 병이 아니다. 특히 '콕사키바이러스'나 '에코바이러스' 등에 의한 감염은 무균성 뇌막염과 같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적절한 치료와 보호자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감기를 예방하려면 우선 감기의 원인 바이러스들이 호흡기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외출 뒤에는 반드시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 어른의 경우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강하지만 바이러스가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옮겨갈 수 있기 때문에 손 씻기 등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어린이나 노약자, 독감에 잘 걸리는 사람들은 10월부터 11월 중순 사이에 독감(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노인들은 감기 후에 폐렴 합병증도 올 수 있으므로 평생 한 번 맞으면 되는 폐렴 예방접종도 권장된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콧물, 코막힘, 기침 등 증상이 감기와 매우 비슷하다. 다만 감기와는 달리 맑은 콧물과 코막힘, 재채기 등이 더 심하고, 눈이 가렵거나 결막이 충혈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동반될 수 있다. 증상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해마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증세가 생긴다면 병원, 한의원 등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우울증과 뇌졸중도 조심해야
가을이 되면 햇빛이 줄어들어 발생하는 계절성 우울증이 나타나기 쉽다. 낮이 짧아지고 햇빛이 줄어들게 되면 멜라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줄어들게 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계절성 우울증은 잠이 너무 많이 와서 온종일 무기력하게 누워 지내거나 식욕이 왕성해지는 등 일반 우울증과는 다른 증상을 보인다. 계절성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낮에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햇빛을 받으며 산책과 가벼운 운동 같은 야외활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가을 환절기에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뇌졸중이다.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뇌졸중 환자는 9~10월에 가장 많았다. 평소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더 주의해야 한다. 
 
조윤숙 원장은 "날씨가 추워져 기온이 떨어지면 말초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압이 급격히 올라가 뇌졸중 위험이 높아진다"며 "노약자가 쌀쌀한 아침·저녁에 야외 운동을 하거나, 목욕탕에서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면역력 높여주는 꿀팁
환절기에 면역력을 높여주고 내 몸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체온 변화를 최소화시켜 줘야 한다. 특히 가을철에는 밤낮 기온차가 크기 때문에 겉옷을 항상 챙겨 적절한 체온 유지에 신경쓰는 것이 좋다. 스카프로 목 주변을 감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규칙적인 생활습관, 즉 가능한 일찍 잠자리에 들고 본인의 체력에 맞는 하루 30분 정도의 규칙적인 운동은 몸의 면역기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인스턴트 음식을 피하고, 단백질이 포함된 균형잡힌 식사와 비타민이 풍부한 신선한 야채와 제철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평범하지만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다. 충분한 수분 섭취는 체내 노폐물을 원활하게 밖으로 내보내고 혈액순환에 도움을 줘 면역력을 높여준다. 또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 지는 것을 막아 바이러스로부터 기관지를 보호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조윤숙 원장은 "면역기능 강화를 위해서는 미네랄 균형이 잘 갖춰진 깨끗한 물을 하루 8잔, 2ℓ 이상 마시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역삼투압 방식의 정수기는 인체에 유익한 미네랄까지 제거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해뉴스 /정상섭 선임기자 verst@


 도움말 =조윤숙 부산 시선한의원 원장(한의학 박사)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