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세훈 마르떼 대표

2014년, 학교에 뮤지컬 시대가 열렸다. 물론 그 이전에도 학교에 뮤지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정부가 학교예술교육활성화를 명목으로 예산을 배정한 것이 2014년부터였다는 뜻이다. 
 
최근 10년간 학교예술교육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왔다. 비교적 예산이 적게 드는 합창단을 결성하던 분위기에서 학생오케스트라를 결성하고 관현악으로 편성된 합주단이 교향곡 전악장을 연주할 정도로 수준이 높아졌다. 해외초청연주에 나서는 사례도 늘어나고 국제대회에서 입상을 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그 과정에서 연극을 학교교육과정에 도입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그 결과 비록 연극이라는 타이틀을 내걸지 않았지만 부분적으로 수용되는 결실을 맺었다. 음악에 한정되었던 예산이 다양한 형태로 편성되기 시작한 것이 뮤지컬로 발전하는 계기로 이어졌다. 그렇게 학교예술교육의 장르가 다양해졌고 교육부의 정책에 따라 학교예술교육의 트렌드는 리코더에서 합창, 오케스트라, 그리고 뮤지컬이라는 형태로 변화·발전되어 온 것이다.
 
이처럼 학교 뮤지컬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학교 예술 역시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와 흐름을 같이 한다. 현재 대한민국은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의 웨스트앤드와 함께 세계 3대 뮤지컬시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2017년 공연예술에서 티켓을 판매한 3650억 중 뮤지컬이 차지한 비중이 52.5%에 달한다. 티켓 가격 역시 10만원이 넘는 것은 기본이다. 조기에 매진되는 티겟도 많다. 
 
이런 양상이 학교예술교육에 영향을 미쳐 대중 가수와 아이돌이 되고 싶어하던 학생들이 뮤지컬 배우로 진로를 바꾸는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대학마다 뮤지컬학과를 신설하는 현상도 이같은 트렌드를 반영한다.  
 
그런 분위기가 교실수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인터넷 학술자료를 검색하면 뮤지컬 논문이 1만 900개에 달한다. 그 중 학교뮤지컬은 6580개, 수업뮤지컬은 1870개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도 지난 6월 250페이지에 달하는 가이드북을 학교예술교육포털에 탑재되어 보급하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교육부와 울산광역시교육청, KBS미디어, 국민은행, 열린의사회, 청예단이 학교폭력예방교육의 일환으로 '함께하는 뮤지컬' 사업에 예산 7억원을 배정, 전국 85개 학교에 뮤지컬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가까운 창원지역에서도 최근 창원시청과 창원교육지원청이 공모한 '우분투뮤지컬 사업'에 7개 학교가 참여했다. 대구지역에서는 오는 15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대구학생뮤지컬축제에 12개 학교가 참가할 예정이다. 지난 8월에는 전국에 있는 교사들을 중심으로 전국교육뮤지컬협회가 발족되어 다양한 연구와 교사연수를 통해 뮤지컬 교육 인프라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교육뮤지컬은 공연을 목적으로 진행되어선 안된다. 작품을 위한 연습이 되어서도 안되고 수익 창출을 위한 방법이 되어서는 더더욱 안된다.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만 진행되어야 한다. 
 
교육뮤지컬은 학생들에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또다른 교육마당이다. 학교 현장에서 뮤지컬 그 자체를 위한 교육을 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뮤지컬 공연이라는 목적도 좋지만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땀흘려 연습하는 과정을 통해서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가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다. 뮤지컬을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교육 메쏘드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뮤지컬이 가진 교육적 효과는 이미 현장에서 증명되었다. 교육당국은 이러한 자료들을 수집해서 그 효과를 가시화 할 수 있도록 연구 개발에 매진해서 뮤지컬이 교육적 가치와 더불어 예술적 가치를 함께 평가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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