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지를 품에 안고 미소를 지어보이는 정홍일 대표.

  
 바크하우스 보컬 정홍일 씨
 밍키·지지 유기묘 보듬어
“책임감 갖고 동물 키워야”


 
20년 째 명맥을 잇고 있는 헤비메탈 록밴드 '바크하우스'(Barkhouse). 이 밴드의 보컬리스트이자 '레드원뮤직'의 대표 정홍일(43) 씨는 거칠고 강렬한 무대 위에서의 모습과는 상반되게 집에서는 자상하기 그지없는 두 마리 고양이의 '집사'다.

▲ 밍키(오른쪽). 자신의 집에서 좀처럼 나오지 않아 모습을 보기 힘들다.

김해시 장유 부곡동에 사는 정 대표의 두 고양이는 밍키(9살·암컷·코리안숏헤어·새침데기)와 지지(4살·암컷·코리안숏헤어·개냥이)다. 그는 "이 아이들은 성격도 특이하고 사연도 특별하다"며 "그래서 그런지 더 정이 간다"고 말했다.
 
밍키와 지지는 길고양이 출신이다. 각각 9년 전, 4년 전 정 대표 아내의 친구에게 발견되어 거둬졌고, 사정상 그의 집에 입양된 것이다. 그는 "9년 전, 처음 밍키를 받았을 땐 고양이를 키우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반려묘를 키워본 경험도 없었기에 밍키의 어린 시절을 잘 책임져주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지지는 더 안타까운 뒷 얘기가 있었다. 정 대표 아내의 친구에게 처음 거둬졌던 지지가 그 집에서 키우던 개에게 공격을 당한 것이다. 그 사건으로 지지는 오른쪽 눈을 잃게 됐고 더 이상 거기서 살 수 없었다. 그런 지지를 차마 모른 척 할 수 없었던 정 대표는 이미 밍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측은지심에 지지를 맡았다.
 

▲ 지지. 개냥이답게 '아무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 대표는 "지지의 눈 상처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애정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말처럼 지지는 인터뷰 내내 정 대표의 품에 안겨 그에게 '꾹꾹이'를 해댔다. 그런 지지를 쓰다듬으며 그는 "뜻하지 않게 두 마리까지 맡게 돼 부담이 됐지만 한 마리보단 두 마리가 낫다"며 웃어보였다.
 
유기묘를 입양해 키우는 집사답게 정 대표는 지인들과 유기동물·입양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 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지인에게 밍키·지지를 입양 받은 것처럼.
 
실제로 그는 지난 9년 간 자신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아 지인이 유기동물을 입양한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물론 "그렇다고 아무나 동물을 키워선 안된다. 확고한 책임감을 가져야만 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음악인으로서 바쁜 삶을 사는 와중에도 이러한 책임감을 한 순간도 놓지 않았던 정 대표. 그는 "밍키는 나이가 많이 들었고 지지는 시각이 불편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사랑을 주고 싶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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