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60만을 앞둔 김해시는 1990년 이후 신도시 개발과 함께 급속한 인구 증가와 함께 도시 발전을 이뤘다. 도시가 성장하면서 생활, 문화, 교육 등 도시 인프라가 갖춰지고 있지만 '시민의 발'이라고 할 수 있는 버스 이용은 여전히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다.
김해는 원도심인 동김해 지역, 진영신도시, 장유신도시 등 세 개의 축으로 지역이 나뉘어 있어 버스 노선 관리가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또 창원, 부산 등 대도시와 접해있는 김해는 출퇴근 교통 문제와 농촌지역 버스 적자로 인한 벽지노선 관리 문제도 안고 있다. 김해뉴스는 국내외 우수 버스 운영 사례를 살펴보며 김해의 버스가 나아갈 방향을 찾아보고자 한다.


 

▲ 경기~서울간 출퇴근 시간대 원활한 버스 이용을 위해 만들어진 2층 굿모닝버스. 조나리 기자


 

출근시간대 스마트폰 좌석 예약 가능
2층 70석 버스 도입· 입석 문제 해결

남양주, 교통카드 이용 빅데이터 분석
수치 기반해 효율적인 노선 관리 가능

노선, 시간대 달라지는 맞춤형 버스 호응
경기도내 15개 시·군 27개 노선 운영




■거리비례운임제, 2층 버스 등 다양한 노선
경기도의 버스는 일반, 좌석, 직행좌석, 외곽순환, 광역급행, 굿모닝버스 등 다양하게 운영되지만 크게 경기도 각 지역 내부를 운행하는 일반 버스와 출퇴근 시간 서울 오가는 광역버스로 구분할 수 있다.
 
경기도 버스는 부산, 김해와 달리 대부분 거리비례운임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시내 일반형버스의 경우 기본구간(10㎞) 내에는 기본요금을 부과하지만 이를 넘어갈 시 5㎞마다 100원씩 추가 요금이 붙으며 초과요금은 최대 700원까지만 적용된다. 거리비례운임제도를 실시하기 때문에 버스를 하차할 때도 반드시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찍어야 하는데 이를 하지 않을 경우 다음 버스 승차 시 거리비례운임제도의 최대 추가 요금인 700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경기도와 서울을 오가는 버스 요금은 대개 2400~2700원 수준이다. 외곽순환버스와 광역급행버스는 기본구간(30㎞) 초과 시 추가 요금이 있으며 굿모닝버스는 전 구간 요금이 동일하다.
 
경기도의 경우 출퇴근 시간 서울을 오가는 이용 수요를 맞추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입석금지 시행 이후 출퇴근 시간대 자리가 없어 승객의 불편을 초래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관리하는 광역급행버스(Metropolitan Bus)는 출근시간대에 한정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굿모닝 미리'를 통해 좌석을 예약해 이용하는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2015년 도입된 '굿모닝버스' 역시 버스 입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버스다. 이 버스는 정류장을 최소화해 환승거점만을 잇기 때문에 빠르게 도시를 오갈 수 있다. 또한 한정된 버스 노선에 더 많은 승객을 태우기 위해 전국 최초로 70석 2층 버스를 도입해 운행하고 있다. 이 버스는 USB 휴대전화 충전 서비스까지 지원해 장시간 통근을 하는 직장인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스마트'한 남양주시, 빅데이터로 버스 조정

▲ 굿모닝버스 내에 마련된 USB 충전 서비스.

경기도 남양주시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춘 '스마트 정책'으로 손꼽히는 지역이다. 남양주시는 2014년 전국 최초로 빅데이터팀을 신설해, 주민 맞춤형 보건·민원 관리 등 지역 다양한 분야에 이를 활용하고 있다. 남양주시의 빅데이터 정책은 버스 노선 및 배차간격 조정 등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남양주시는 2016년부터 시민들이 사용하는 교통카드의 회사로부터 관련 정보를 받아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 현황과 수요를 파악하고 있다. 거리비례운임제도로 하차 시에도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찍어야'하는 경기도의 버스 시스템상 정확한 이용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빅데이터 자료를 통해 시민들이 어디에서 버스를 많이 타고, 어디에서 많이 내리는지, 어느 요일 몇 시경에 버스를 주로 이용하는지, 서울 중에서도 어느 지역으로 많이 출퇴근하는지도 한눈에 알 수 있다. 이 자료를 활용하면 버스 승객이 부분적으로 몰리는 집중 지역에 노선이 짧은 마을버스 노선을 신설해 승객을 분산시키는 등 노선 조정이 가능하다.
 
실제로 남양주시는 새로운 도로가 개설되면서 버스 노선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에서 빅데이터를 통한 이용객을 분석해 노선을 효율적으로 조정하기도 했다. 남양주시 빅데이터팀 담당자는 "버스 정책 담당자, 버스 기사 등 오랫동안 버스 관련 업무를 한 사람들 역시 이용 현황을 잘 파악하고 있지만 빅데이터를 통하면 더욱 자세히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이뿐 아니라 버스 노선 조정은 시민들에게 매우 민감한 문제인데 어느 지역에 더 버스가 필요한지 데이터 수치를 통해 시민들에게 설명할 경우 이해를 구하기도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 경기도 남양주시 빅데이터팀에서 시민들의 버스 승하차 현황을 분석한 빅데이터 자료. 사진제공=경기도 남양주시
▲ 경기도와 서울을 잇는 광역버스들이 모이는 잠실환승센터 전경.


■변화무쌍한 '교통소외지역 맞춤형 버스'
경기도는 2015년부터 전국에서 처음으로 '노선과 시간대가 유동적인' 교통소외지역 맞춤형 버스를 운영 중이다. 일명 '따복버스(따뜻하고 복된 버스, 현재 명칭 변경 논의 중)'로 불려온 맞춤형 버스는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취약지역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일반적으로 벽지·오지지역을 오가는 버스와는 다르다.
 
먼저 버스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맞춤형'으로 운영된다는 것이 큰 차이다. 이 버스는 한 노선을 일정한 배차간격에 맞춰 운행하는 버스와 달리 필요한 시간대, 필요한 지점만을 중심으로 운행된다.
 
출퇴근 시간대에는 통학, 출퇴근 운행용으로, 낮 시간대에는 터미널·병원·장터 등 지역 주요 거점 운행용으로, 주말에는 유동인구가 많은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운행된다. 가평의 경우 50번이라는 대표노선 1개를 두고 해당 버스가 50-1, 50-2, 50-3, 50-4 등으로 출퇴근 시간대, 주말에 맞춰 운행 장소를 바꿔가면서 운행한다.
 
이런 식으로 버스를 운행하면 벽지노선 버스가 빈 차로 지역을 오가는 것을 줄일 수 있다. 또한  한 대의 대표 노선으로 여러 개 노선의 역할을 할 수 있어 전체 버스 운행량을 줄여 교통소외지역에 대한 버스 적자 지원을 줄이면서도 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실제로 경기도가 이 버스에 대한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8%의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경기도는 2015년 6개 노선, 2016년 12개 노선, 2017년 20개 노선으로 늘어 현재 16개 시군에서 27개 대표 노선으로 약 58~70대를 운영 중이다. 경기도 공공버스과 관계자는 "각 시군의 노선공모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맞춤형 버스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유동적으로 운행되는 맞춤형 버스가 교통소외지역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경기도=조나리 기자 nari@


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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