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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지혜와 국가경쟁력강한균의 경제칼럼
  • 수정 2018.10.10 10:12
  • 게재 2018.10.10 10:06
  • 호수 392
  • 6면
  • 강한균 인제대 명예특임교수(report@gimhaenews.co.kr)

인간의 오랜 염원 가운데 장수만큼 간절한 것이 또 있을까. 하지만 오래 사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닌지 너무 오래 살아 위험해진다는 '장수 리스크'란 용어까지 등장했다.

은퇴 후 20년 더 살 것을 예상하고 노후 자금을 준비한 사람이 30년을 살게 됐다. 기대한 것 보다 준비 없이 10년(50%)을 위험하게 더 살게 돼 '장수리스크’는 0.5가 된다. 한국 노인의 평균 장수리스크는 0.78로 미국(0.37)과 일본(0.35) 보다 2배 이상 높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한국의 70-74세 고용률(2017년)은 33.1%로 가장 높다. 한국 노인들이 취업을 원하는 이유 중 59%가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서'라는 답변에 씁쓸해지고 단순노무직에 몰려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이 더 한다.

공리주의는 모든 행위가 인간의 이익과 행복을 늘리는 데 얼마나 기여하는가에 초점을 두고 비용과 이익을 돈으로 환산한다. 노인들의 목숨 값은 과연 얼마나 될까.

2003년 미국 환경보호국(EPA)이 공기를 정화해 살릴 수 있는 미국인의 목숨 값을 매겼는데 보통 일인당 370만 달러로 환산했지만  70세가 넘은 노인은 230만 달러로 낮춰 잡았다.

노인은 젊은이 보다 짧게 살기 때문에 앞으로 누릴 행복도 더 작을 것이라는 공리주의적 발상이었다. 노인 단체들은 소위 '노인할인'에 분개해 거센 항의를 했고 당국은 결국 보고서 내용을 철회했다.

지난해 한국 노인 1인당 진료비는 연 426만 원을 기록했고 국민 총 진료비의 41%를 차지했다. 올해는 고령자 1명을 생산가능인구(15-64세) 5.1명이 부양하지만 2030년에는 2.6명이 부양해야 한다.

도덕성을 무시한 공리주의 입장에서는 노인에게 지급 될 연금, 진료비 등 젊은이들이 부담할 비용과 노인이 사회와 국가에 기여하는 편익을 비교할 것이다.

인적자본론에서는 인간이 교육과 훈련을 통해 몸속에 축적시킨 지식과 창의력은 기계와 같은 물적 자본과 마찬가지로 생산성을 향상시킨다고 본다.

'집안에 노인이 없으면 이웃에서 빌려 오라' '노인 한 명이 죽으면 대형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라는 등 노인의 지혜를 칭송하지 않는 국가는 없다.

노인은 인적자본 측면에서 국가 경제에 정확히 어느 정도 기여 할까. 아쉽게도 그러한 연구는 아직까지 없다.

노인의 가치를 폄훼하는 '노인할인’의 대우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법들이 있을까. 노인들이 책을 읽고 평생 자신의 분야에서 얻은 경험과 지혜를 되살려 젊은이들에게 창업 아이디어로 제공하면 어떨까.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학력과 무관하게 평생 동안 하루 한권의 책을 읽는 사람들 수는 엄청나다고 한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새벽부터 일어나 하루 3권씩도 읽는다. 노인들은 집안의 수만 권 장서 속에 묻혀 담담하게 임종을 맞기도 한다. 바로 20명 넘는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의 저력이 아닐까.

한국에서 십여 년 기자 생활을 한 영국의 '마이클 브린' 기자는 저서 '한국인을 말한다'에서 세계 경제 대국 일본을 발톱 사이 때만큼도 안 여기고, 강한 나라 사람들에게는 '놈'자를 붙이는 세계에서 기가 가장 센 민족이라고 말했다.

독서로 내공을 다진 일본 노인들 앞에 과연 우리 한국 노인들이 당당하게 맞설 수 있을까.

중동의 실리콘밸리 이스라엘의 텔아비브는 미국 다음으로 창업이 활발한 도시이며 정부 지원으로 70대 황혼 창업 열풍도 한창이다.

우리도 지자체 마다 가까운 노인도서관 한 개씩 만들어 노인들이 책 읽고 토론하고 창의적 아이디어로 청년 창업을 도와 국가경쟁력을 드높였으면 좋겠다. 김해뉴스/ 강한균 인제대 명예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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