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에서 바라본 김해도심 아파트들의 모습. 최근 서민아파트를 중심으로 관리비를 체납하는 세대가 크게 증가했다. 김해뉴스DB

  
 김해 불황 여파 시민 직격탄
"생활고에 납부 연기 통사정"
 김해법원 소액심판도 늘어


 
김해지역에서 서민아파트를 중심으로 관리비를 내지 못하는 세대가 급증하고 있다. 일부 아파트는 관리비 미납 세대가 지난해에 비해 20%까지 증가할 정도로 심각해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9일 김해지역 주택관리사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아파트 관리비를 내지 못하는 세대가 크게 늘고 있다.
 
삼방동의 한 소형 아파트의 경우 3개월 이상 관리비를 체납한 사례가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증가했다. 6개월 이상 관리비를 장기체납한 경우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인근에 위치한 1000세대 규모의 아파트도 올해 들어 미납 관리비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15~20% 가량 증가했다.
 
김해지역 한 아파트의 관리소장은 "장사를 하거나 일용직에 종사하는 입주민의 비중이 높다. 생활고를 호소하면서 관리비 납부를 미루는 경우가 늘었다"고 전했다.
 
지난해에 비해 관리비 체납이 크게 증가한 아파트의 공통점은 20평 초반 면적으로 서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아파트라는 점이다.
 
영세 자영업자, 일용직 등 상대적으로 경기에 민감한 계층들이 한 달에 적게는 8만 원에서 많게는 20만 원에 이르는 관리비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경제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가계지출에서 문화·외식비 등에 비해 우선순위가 높은 관리비 등의 주거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가구가 증가하는 현상은 지역의 심각한 경기불황을 반영한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또 주거비용에 부담을 느낄 정도로 생계가 어려운 서민가구의 증가는 경제활동인구 축소로 이어져 지역경제 저변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상대적으로 자가 소유 비중이 높거나 넓은 평형 아파트들의 경우 관리비 체납 총액이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불황이 미치는 여파가 계층 별로 온도차를 보이는 것이다.
 
다만 이런 아파트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예년에 비해 장기체납자가 소폭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의 한 경제전문가는 "지역 제조업, 부동산 등이 성장 모멘텀을 상실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서민들이 처한 어려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한계상황에 직면한 이들이 경제활동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복지안전망을 확충하고, 지역경제를 떠받드는 제조업과 건설업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경기부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침체로 지역에 돈이 돌지 않으면서 임금체불을 비롯한 채권·채무 관련 소송도 증가하는 상황이다.
 
김해시법원에 따르면 3000만 원 이하 소액심판은 10월 초 기준으로 지난해 1883건에서 올해 2103건으로 12% 가까이 증가했다. 소액심판은 청구금액이 3000만원 이하인 민사사건에서 단 한 번 재판으로 배상을 결정하는 제도다.
 
김해중부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소액심판 등 경제 관련 사건의 증가는 최근 어려워진 지역 경제 여건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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