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개통된 부산 동래 내성교차로~해운대 운촌삼거리의 중앙버스전용차로(BRT)의 모습. 조나리 기자

 

인구 350만 명의 부산시는 대중교통망이 촘촘하게 짜여 있는 도시다. 시내버스, 마을버스, 도시철도, 경전철 등이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어 부산 내에서 대중교통으로 가지 못하는 지역이 거의 없을 정도다.

 

하루 통행량 666만 3000회
2007년부터 버스 준공영제

경사지대, 골목길 마을버스
심야 안심귀가 서비스 ‘감동’

BRT 시민 공론화 거쳐
시내버스 정시성 확보 기대



■11년째 버스준공영제, 만족도 높아 
부산 내에서는 하차 후 30분 이내에 한해 대중교통 간 2차례 무료 환승이 가능하며 부산과 맞닿아 있는 김해, 양산과 광역환승제를 시행하고 있어 추가 요금 500원으로 환승할 수 있다.
 
다양하고 편리한 대중교통 시스템으로 하루 평균 대중교통 승객 통행량(2017년 기준)은 666만 3000회에 달하며 이 가운데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통행량은 157만 1000회였다. 
 
부산시는 서울, 대전, 대구, 광주, 인천, 경기 등과 함께 버스준공영제를 실시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버스준공영제란 민간 버스업체가 서비스를 공급하는 형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시가 버스 노선 및 운행계통에 대한 조정, 관리 권한을 갖는 제도다. 부산시는 2007년부터 준공영제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버스 운영 이익보다는 공익성을 강화한 제도이기 때문에 시민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시에 따르면 부산버스 서비스에 대한 시민 평가는 2008년 평균 85.3%에서 2015년 90.7%로 증가했다.
 
반면 준공영제를 시행하면서 버스 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부산시가 버스업체에 보전해준 적자 지원금은 버스 준공영제가 도입된 2007년 313억 원에서, 지난해 1270억 원으로 약 900억 원 늘어났다. 이에 버스요금 체계 개선과 경영 서비스 강화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
 

▲ 부산 마을버스가 남구 대연동 못골시장(왼쪽)과 감만동 경사지를 지나고 있다.


■"집 앞까지 간다"
부산 시내버스는 산지가 많은 지형 특성상 중앙차로를 지나는 간선버스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지하철 노선과 시내버스의 노선도 겹치는 경우가 많은데, 중앙차로에서 산길이나 구불구불한 골목골목을 지나 시민들의 집 앞까지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마을버스다.
 
부산의 마을버스는 1972년 전국 최초로 유상운송 공동 사용허가를 받고 운행을 시작했다. 마을버스는 대부분 시의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총 61개 업체, 132개 노선, 500여 대의 마을버스가 부산 곳곳을 누비고 있다.
 
마을버스는 경사지고 좁은 지형을 주로 달리기 때문에 16인 이상 35인승 이하의 중형승합차가 대부분이다. 버스의 크기는 거의 같지만 다양한 업체에서 개별적으로 운영을 하는 만큼 마을버스의 색과 디자인은 지역마다 각양각색이다.
 
마을버스의 노선 길이는 평균 7.9㎞로 부산 시내버스 20㎞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마을버스는 시내버스에 비해 길이도 짧고 크기도 작지만 부산의 중요한 대중교통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마을버스는 부산시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의 3.8%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25만 명이 부산 마을버스를 이용했다고 한다.
 
높고 좁은 골목도 마다하지 않는 마을버스의 '친절·감동' 서비스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마을버스는 수년 전부터 여성, 노약자, 청소년,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심야 마을버스 안심귀가 서비스를 운행하고 있다. 밤 10시 이후 (노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운전 기사에게 요청하면 기존 정류소가 아닌 곳에서도 내릴 수 있다. 
 
최근에는 대중교통 취약지역에서 마을버스 통합관리제도 시작됐다. 통합관리제도는 유동인구가 적고 자연 취락의 주거형태로 시내버스보다 마을버스를 주로 이용하는 지역에 마을버스 보조금을 지원해 안정적으로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제도다. 강서구에서 2010년, 기장에서 2017년부터 시작됐으며 시 70%, 구 30% 비율로 마을버스 적자를 보전한다.
 
부산시 버스운영과 관계자는 "마을버스는 부산의 고지대, 골목을 주로 지나는 만큼 사회적 약자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마을버스를 통해 시민들에게 촘촘하게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마을버스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 부산 시내버스가 중앙버스전용차로(BRT) 정류소로 진입하고 있다.


■BRT로 더 편하게, 더 빠르게
"너무 복잡하고 헷갈려요.", "버스가 더 빨라져서 좋아요." 부산 중앙버스전용차로(BRT:Bus Rapid System)를 놓고 두 가지 의견이 팽팽하게 갈린다.
 
BRT는 버스의 정시성을 높이고 시민들이 편리하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기존 가로변 쪽에 있는 버스전용차로를 차로 정중앙으로 옮겨 운행하는 시스템이다. 세종시와 고양시, 서울시, 제주도 등에서 BRT가 시행되고 있다.
 
부산시는 출퇴근 시간 상습 정체 구간인 동래 내성교차로~해운대 운촌삼거리 8.7㎞ 구간에 올해 초 BRT를 개통했지만, 차로가 헷갈리고 사고 위험성이 높다는 시민 반발이 거셌다. 시는 BRT 공사를 잠정 중단하고 시민공론화 위원회를 거친 결과 지난 10일 BRT 공사를 재개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중앙로 내성~서면 5.9㎞ 구간, 해운대 운촌사거리~중동 지하차도 1.7㎞ 구간의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전용차로 구간에 승객을 태운 택시의 진입을 허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부산시는 BRT 개통으로 버스 정시성이 확보돼 대중교통 활성화에 큰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BRT 도입 후 해당 구간의 버스 주행시간이 기존 38분에서 29분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부산시는 1987년부터 버스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버스만 이용할 수 있는 버스전용차선제를 시행해 왔다. BRT를 포함해 현재 14개 노선, 54개 구간 총 119.76㎞가 부산의 버스전용차로로 지정돼 있다.
 
부산시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기존 버스전용차로는 가로변에 있어 대형 건물의 진출입로, 주정차들과 엉킬 수밖에 없었다. BRT 도입으로 부산 버스의 원활한 통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시민공론화 위원회에서 나온 시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BRT 구간만 운행하는  전용버스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해뉴스 /부산=조나리 기자 nari@


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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