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모를 것 같던 기록적인 폭염이 마침내 물러가고 드디어 시원한 결실의 계절 가을에 접어들었다. 선선한 가을 공기를 마시면서 드높은 가을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지난 뜨거웠던 여름을 견뎌낸 보상을 톡톡히 받고 있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귀하고 상큼한 가을은 또한 건조하고 차가운 공기를 가져와서 눈에는 안구건조증이라는 반갑지 않은 선물을 안겨 주게 된다. 안구건조증은 여름 동안의 습하고 더운 공기 속에서는 덜 생기게 되지만 가을의 건조하고 찬 공기 속에서는 많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의 75% 이상이 앓고 있다고 하는 안구건조증은 현대인의 질병이라 불릴 만큼 흔하게 발생되고 있는 눈의 질환이다. 컴퓨터, TV, 스마트폰의 사용량이 늘어나고 밤낮의 구별이 뚜렷하지 않는 생활 패턴 등으로 안구건조증이 더욱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의 앞 유리창에는 빗물을 닦아내는 윈도브러쉬가 있는데, 이 윈도브러쉬가 물이 없는 상태에서 움직이게 되면 유리창에 상처가 날 수 있다. 우리 눈에서도 눈물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눈꺼풀의 깜박임에 의해서 검은자위(각막)에 상처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눈꺼풀은 의식적으로 깜박일 수도 있지만 대개는 자율신경 작용에 의해서 무의식적으로 눈깜박임이 일어나게 된다.

눈물 부족 현상과 눈꺼풀의 움직임, 눈물 성분의 이상 등의 원인으로 여러 가지 안구건조증의 증세들이 나타날 수 있다. 안구건조증은 눈이 마르면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증세를 말하는 것인데, 눈이 따갑고 콕콕 찌르면서 충혈되고 침침하고 눈물나는 등의 여러 가지 증세가 있다. 단순한 눈물의 부족으로 인한 안구건조증에서부터 각막에 염증이 발생될 정도로의 심각한 경우까지 증세가 다양하다. 각막에 상처가 나고 염증이 생긴 심한 경우에는 각막 혼탁 등으로 눈의 기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안구건조증에 대한 철저한 예방이 필요하고, 일단 발병 후에는 적절한 치료를 빨리 받아야 한다.

안구건조증은 원인에 따라서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눈물량 자체가 부족한 경우이고, 둘째는 눈물의 성분에 이상이 생겨서 눈물의 질이 떨어진 경우이고, 셋째는 환경적 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안구건조증의 3가지 원인에 따라서 나타날 수 있는 경우들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1. 눈물의 양이 부족한 안구건조증
① 눈물샘의 기능이 떨어진 경우(노안이 온 40대 이후, 폐경기 여성)
② 이뇨 작용이 높은 기호 식품 (커피, 홍차)
③ 코눈물관으로 과도한 눈물 배출
④ 얼굴 신경 마비
⑤ 눈 수술 후 수개월 동안(시력교정수술, 백내장수술, 눈꺼풀수술)

2. 눈물의 성분에 이상이 생겨서 눈물의 질이 떨어진 안구건조증
① 마이봄선(Meibomian)의 기능 저하(만성 안검염, 만성 결막염, 노안)
② 눈꺼풀이 늘어나고 기능이 떨어진 경우(노안이 온 40대 이후)
③ 눈 주위의 과도한 문신, 눈 기능에 염두를 두지 않고 시행한 눈꺼풀 수술
④ 약제 장기 복용 (수면제, 신경안정제, 혈압강하제 등), 비타민A·E 부족
⑤ 점안약의 무분별한 사용
⑥ 전신적 면역질환(쇼그렌 증후군 등)

3. 환경적 요인에 의한 안구건조증
① 장시간 독서나 TV시청, 컴퓨터나 스마트폰 장시간 사용
② 콘택트렌즈 장기간 착용
③ 잦은 음주와 불규칙한 식생활
④ 건조하고 먼지 많고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실내 환경(에어컨, 선풍기, 히터)
⑤ 과도한 긴장, 스트레스, 수면 부족
⑥ 눈에 자극되는 약품(머리염색약, 화장품)

이러한 원인들을 감안해서 안구건조증에 대한 예방과 관리를 잘한다면 안구건조증은 치료될 수 있는 것이다. 김해뉴스 /박수정 부산 수정안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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