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김해전국차그릇공모대전 대상 수상작 - 임용택의 '김해오토(烏土)찻자리'. 사진제공=김해분청도자박물관


수수한 멋을 지닌 분청사기는 거칠고 투박한 질감 때문에 늘 서민적인 도자기로 불려왔다. 화려한 청자나 담백한 백자와 달리 소박하고 실용적인 형태를 보인다.
 
분청은 조선시대 초기에 번성했다. 청자에 백토로 분을 발라 다시 구워낸 것으로 회청색 또는 회황색을 띤다. 1940년경 미술사학자 고유섭이 조선시대 사기장들이 만든 도자기의 특징을 근거로 '분청회청사기'라는 이름을 붙였다. 분청사기는 분청회청사기의 줄임말이다.

▲ 제23회 김해분청도자기축제 포스터.

김해는 분청사기의 본고장이다. 시는 지난 2016년 6월 '상동 분청자기 가마터'를 발굴했다. 출토된 도자기 파편들을 토대로 고려 말(1370년 대) 분청자기 가마터임을 확인했다. 급속한 시대적 변화를 겪으면서도 지금까지 김해에서는 도예의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다. 현재 진례면에 60여 개, 김해 전역에 150여 개의 도예공방이 운영 중이다.
 
김해지역의 도예작가들은 1996년 처음 제1회 김해도자기축제를 개최했다. 2003년부터는 김해분청도자기축제로 명칭이 변경됐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유망축제(2010~2011년)와 경남도 우수문화관광축제(2015~2016년)에 선정되는 등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올해는 오는 10월 26일~11월 4일 진례면 김해분청도자박물관과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일대에서 '제23회 김해분청도자기축제'가 열린다. 김해지역 80여 개 도예업체가 참가한다. 이번 축제는 '불의 여신 백파선, 김해분청으로 피어나다'를 주제로 펼쳐진다.
 
김해시는 3년 전부터 조선시대 최초의 여성 사기장인 백파선(1560~1656)을 중심으로 김해분청도자기축제를 진행해왔다. 백파선은 도공 김태도의 아내로 상동 대감마을에서 도예 작업을 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 부부는 임진왜란 때 함께 일본으로 끌려가 규슈 다케오시에서 도자기를 만들었다. 남편이 세상을 뜨자 백파선은 900여 명의 조선인 도공들을 데리고 아리타로 이주해 '아리타 도자기'를 탄생시켰다. 공적을 인정받은 그는 '아리타 도업의 어머니'로 추앙받고 있다.

▲ 제18회 대한민국청자공모전 대상 수상작 - 김정태의 '향기 속으로'. 사진제공=김해분청도자박물관
▲ 제48회 대한민국 공예품대전 국무총리상 수상작 - 탁원대의 '꽃피는마을’. 사진제공=김해분청도자박물관

올해 축제에서는 특히 백파선과 관련된 공연과 전시, 세미나,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일본 아리타 지역주민들이 직접 행사장을 찾아 도자기를 이용한 전통춤을 선보인다. 또 현지의 여류작가들이 방문해 김해도예협회와의 교류 전시에도 참여한다.
 
김해 분청도자기는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 선조 도공들이 전해오는 특유의 분청기법과 문양에 지역작가들의 현대적인 디자인과 조형감각이 더해진다. 로봇 다관, 코끼리를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하는 등 신진 작가들도 김해 도자예술의 발전에 힘을 보탠다.
 
이달 말 열리는 김해분청도자기축제에서는 현대 김해도예의 흐름과 80여 명 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작품세계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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