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애 뜨락나누리봉사회 단장이 ‘2018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에서 국민훈장을 수상한 후 소감을 말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배미진 기자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최고상
집수리 봉사, 반찬배달 등 선행
“복지사각 어르신 도움에 최선”



"어려운 이웃들이 저로 인해 행복해지는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자원봉사의 도시' 김해에 상복이 터졌다. 지역 봉사자와 단체가 '2018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에서 국민훈장(동백장)과 국무총리상, 보건복지부장관상 등 최우수상을 휩쓴 것이다. 뜨락나누리봉사회 박영애(63) 단장은 이중 최고상인 국민훈장을 받으며 김해시의 위상을 한 단계 높였다. 
 
박 단장은 30년 전에 처음 봉사를 시작했다. 당시 사업부도 등 연이은 악재로 인해 몸과 마음이 지쳐있을 때였다.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사람은 저라고 생각했어요. 수렁에 빠져있을 때 무작정 활천동사무소에 찾아가 돈이 없으니 노동이라도 하겠다며 봉사를 시켜달라고 했죠. 그때 처음으로 부모 없는 아이들을 돌보게 됐어요."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남매를 보살피게 된 박 단장은 매일 밥과 반찬을 나르며 청소를 도왔다. 빨래하다가도 아이들이 오면 부끄러운 마음에 하던 일을 멈추고 도망치듯 뛰어나왔다.
 
"내가 가진 게 아무것도 없으니 그랬던 것 같아요. 어린 마음에 봉사를 들키는 게 부끄러웠죠. 대신 아이들과 손편지를 주고받으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갔어요."
 
박 단장은 어린 남매를 시작으로 봉사활동 영역을 점점 넓혀나갔다. 비닐 천막에 사는 할아버지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그는 친구들끼리 십시일반 돈을 보태 컨테이너 집을 마련해주기도 했다. 
 
박 단장은 활천동자원봉사회, 상록회 등 여러 봉사단체에 소속돼 있다가 2004년에 뜻이 맞는 지인들과 함께 '뜨락나누리봉사회'를 결성했다.
 
"뜨락나누리는 뜰 안에서 함께 나누자는 따뜻한 의미를 지녔어요. 회원 18명은 집수리나 반찬 배달, 목욕 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매달 둘째 주 일요일에 김해 전 지역을 대상으로 집수리 봉사를 하고 있는 뜨락나누리봉사회는 지금까지 총 205집을 수리했다. 후원금이나 지원금을 받지 않고 회원들의 회비로 비용을 충당한다.
 
"봉사 당일 새벽시장에 나가 밥과 반찬 20인분을 만들어 점심값을 아낍니다. 밥값을 줄이면 더 좋은 장판과 벽지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아무런 불만 없이 제 결정에 따라주는 회원들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느낍니다."
 
박 단장은 남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받기 위해 봉사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막상 집을 고쳐주고 나면 받는 데 익숙해진 당사자들은 고마움을 잘 못 느껴요. 항상 더 좋은 것을 요구하죠. 저는 회원들에게 나 자신에게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활동에 임해라고 일러줍니다. 그래야 만족감이 더 크고 마음이 편안해지거든요."  
 
박 단장은 수리가 필요한 집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며 복지사각지대에 처한 홀몸어르신들을 걱정했다. 
 
"봉사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봉사 활동에 나섭니다. 시간이 없어서 혹은 돈이 부족해서 봉사를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봉사는 마음먹기에 달려있죠. 나누면 행복은 두 배로 되돌아옵니다. " 
 
박 단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집수리 봉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여건만 된다면 어르신들에게 음식을 푸짐하게 대접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저는 항상 '2푼 5리' 부족한 사람이라고 소개합니다. 봉사함으로써 저는 100% 완전한 사람이 된답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작은 봉사부터 도전해보는 게 어때요?"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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