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김해경전철 환승역인 대저역에서 승하차 하는 승객들. 조나리 기자

 
무인운행에 정차시간 고정
승객 많을 땐 승하차 촉박



부산에서 김해로 매일 출근을 하는 A(28) 씨는 부산김해경전철을 이용할 때마다 불안하다. 며칠 전 환승을 하다가 전철 문에 끼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A 씨는 대저역에서 경전철을 타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다. 3~4분 후 차량이 도착했지만 경전철 안에는 내리려는 승객들이 많아 하차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드디어 승차를 할 수 있게 돼 A 씨가 전철에 한 발을 딛고 체중을 실은 순간, 전철 문은 매정하게 닫히고 말았다. "악!" 팔이 끼인 A 씨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가까스로 전철 문에서 몸을 빼냈다. 다행히 심하게 다친 곳은 없었지만 순간의 통증과 충격이 A 씨의 몸과 마음에 고스란히 남았다.

B(45) 씨 역시 대저역에서 경전철에 탑승하다가 문이 닫히는 바람에 왼쪽 손이 문에 끼었다. 깜짝 놀란 B 씨가 급하게 손을 빼내면서 전철 문에 부착된 고무에 살이 쓸렸다. B 씨는 "사람이 다 타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문이 닫힐 수가 있냐"며 항변했다.

물론 문이 닫히기 전 안내 방송이 흘러 나왔지만 이들은 사람이 타고 있는 와중에 전철 문이 닫힐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부산 지하철은 정차 시간이 지나더라도 사람이 타고 있을 때까지는 승차를 기다려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산김해경전철의 경우 부산 지하철과 달리 기관사 없이 무인으로 운행되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만큼만 문이 열린다. 시간대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저·사상·부원·공항역 등 이용객이 많은 역사는 약 35초, 나머지 역은 약 25초 정도다.

25~35초는 승하차를 하기에 그리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승객의 수에 따라 변동이 크기 때문에 정차 시간이 조금 더 유동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항을 지나는 경전철 특성상 큰 짐을 가진 사람이 대거 탑승할 경우 승하차는 더욱 촉박할 수밖에 없다. 어떤 경우에는 시간이 지나치게 많이 남지만 어떤 경우에는 전철이 텅텅 비었는데도 탈 수 없는 상황이 닥치는 것이다.

정해진 시간 내에 경전철을 타지 못하면 또다시 전철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질서를 지키지 않고 무조건 먼저 전철에 탑승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A 씨는 "매번 경전철을 탈 때마다 정해진 시간 내에 타지 못할까 봐 불안하다. 아직 승객이 다 내리지 않았는데도 어쩔 수 없이 앞에 선 사람을 재촉하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경전철 측은 "경전철은 출입문 또는 스크린도어에 사람이나 물체가 끼일 경우 다시 열렸다 닫히도록 설정돼 있다. 또한 출입문과 스크린도어가 완전히 닫히지 않는 한 열차가 출발할 수 없도록 설정돼 있어 크게 다칠 염려는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단체 승객이나 장애인의 경우 미리 경전철 측에 문의하면 직원과 동행해 기존보다 정차 시간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승하차 상황에 따른 유동적인 정차 시간 조절은 무인 경전철 특성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이에 따른 승객 불편은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문끼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홍보나 사고 이후 조치에 대한 안내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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