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6년 열린 '창작시 음악축제'에서 한 참가자가 자신이 지은 시를 직접 낭독하고 있다. 사진제공=김해문화의전당

 
11월 17일 '창작시 음악축제'
장애인·북한이탈주민 지은 시
지역예술인 곡 붙이고 노래해


 
'처음에는 하나였던 한반도야/ 어찌하여 둘로 나뉘었느냐?/ DMZ의 녹슨 가시철조망에 이 민족의 눈물이 고여 있고/ 긴 세월의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구나/ 눈물이 마를 날 없는 한반도여/ 이제 그만 눈물을 거두고 둘이 하나가 되자'(김은화의 시 '하나 되게 하소서' 중에서).
 
문화다양성 인식확산을 위한 '창작 시 음악축제'가 오는 11월 17일 오후 3시 김해문화의전당 누리홀에서 열린다. 이날 공연에서는 시각장애인들과 북한이탈주민들이 지은 시가 낭송된다. 이어 지역음악인들이 무대에 올라 시에 곡을 붙여 만든 노래를 부른다.
 
김해문화재단과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지난 4월부터 문화다양성 사업인 '창작 시 음악축제'를 준비해왔다. 창작 시 음악축제는 소외계층의 문화기본권 신장을 위해 마련된 문예창작활동 지원 프로그램이다. 시각장애인과 북한이탈주민 30여 명이 참여한다.
 

▲ 올해 축제에 참가하는 김해시립소년소녀합창단.


참가자들이 200여 편의 시를 창작해 제출했고, 심사위원들은 작품의 내용·표현·의미 등을 고려해 우수작 10편을 선정했다. 한국민족예술인엽합회 고승하 이사장, 창원대학교 음악대학 이근택 명예교수, 동의대학교 뉴미디어학과 송정환 교수, 음악통합교육원 '음악이주는선물'의 이지현 대표가 작곡을 맡았다.
 
노래는 김해시립소년소녀합창단과 윤슬합창단, 작곡가 겸 가수 양인목, 록그룹 바크하우스 보컬 정홍일, 성악가 박찬 등이 부른다. 이들은 공연에 앞서 9~10월 이미 녹음 작업을 마쳤다. 녹음 된 곡들은 CD로 제작돼 공연 당일 관객들에게 무료로 제공될 예정이다. 오는 11월 19일부터는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서도 감상할 수 있다.
 
다음 달 공연에서는 김태희 씨의 작품 '나는 나는 철부지'와 '가을나무', 김기수 씨의 '동백꽃 어머니', 김은화 씨의 '하나 되게 하소서', 임영택 씨의 '작은 새', 김광숙 씨의 '그림을 그려요', 유옥선 씨의 '잊혀져 가네요', 김윤수 씨의 '마음의 눈', 이충언 씨의 '나의 피아노', 김미성 씨의 '벽난로'가 공개된다.
 
작곡가로 참여한 동의대학교 송정환 교수는 "작업을 하면서 시각장애인들의 이야기를 가까이서 접하게 됐다. 시각장애는 선천적인 것인 줄 알았는데 후천적인 경우가 많았다. 그들의 표현력에 많이 놀랐고 사연에 공감이 갔다. 삶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소감을 밝혔다.
 
김해문화재단 문화정책팀 한경동 주임은 "김해지역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시각장애인·북한이탈주민의 문화에 초점을 맞췄다. 공연장에 오셔서 음악을 매개로 그들의 삶을 공감할 수 있길 바란다. 눈을 감고 가사를 음미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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