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호주 원정으로 진행되는 호주,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부임 이후 첫 원정 경기를 앞둔 파울루 벤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원정 분위기에서 선수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그리고 이전보다 짧아진 경기 간격에서 어떻게 팀을 운영할지 등에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벤투 감독은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달 호주 원정 평가전(17일 호주·20일 우즈베키스탄) 선수 명단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이전 마지막 평가전인 이번 경기 명단엔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기성용(뉴캐슬), 이재성(홀슈타인 킬), 이승우(베로나) 등이 빠졌다. 병역특례 봉사활동 자료 조작으로 국가대표 자격이 박탈된 장현수(FC도쿄)도 합류하지 못했다.

벤투 감독은 "기성용은 개인적으로 이야기한 결과 배려해 제외했다. 이승우는 같은 포지션에 좋은 선수들이 포진해 발탁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선수 구성에 변화가 있지만, 우리 플레이 스타일의 완성도를 얼마나 가다듬는지를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얼마나 빠르게 녹아들지 확인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벤투 감독과의 문답.

구단과의 협의로 합류하지 못한 손흥민 외에 기성용, 이재성 등이 제외됐는데 이유는. 그리고 장현수에 대한 생각도 궁금하다.

▶기성용은 개인적으로 선수와 이야기한 결과 이번 소집에는 배려해 제외했다. 그 빈자리를 어떻게 대체할지에 대한 것도 염두에 뒀다.

이재성은 부상으로 긴 시간 경기를 뛰지 못하다가 최근 복귀했는데, 굳이 방금 복귀한 선수에 대한 리스크를 안고 불러들이는 부담을 갖지는 않기로 했다.

장현수에 대해선 몇 가지 말씀드리고 싶다.

공정위원회의 결정이나 징계 사항에 대해선 받아들이고 따라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다. 물론 경기력 측면에서 봤을 땐 장현수의 제외가 전력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기술이나 경험에서 전력에 도움이 될 선수였는데 잃게 돼 경기력 손실이 있겠지만, 받아들여야 한다.

아직 장현수와 개인적으로 얘기하진 않았지만, 이전 소집에서 보여준 모습에 대해선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지난 일은 지난 일이고, 실수에 대해 처분을 받게 됐지만, 남은 선수 생활에서 좋은 일이 있기를 바란다.

병역의 의무를 국내에서 신성시하는 문화가 있는데, 감독님이 잘 모르실 수도 있을 것 같다. 처음에 이해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릴 때부터 어떤 상황에서 어떤 결론이 나오면, 특히 결정권을 가진 단체 등이 내린 결정은 따르도록 배워왔다. 타지에서 생활하는 사람으로서 그런 결정에 대해 존중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은 없다. 장현수가 빠지면 전력의 손실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이제부턴 대안을 찾아야 한다.

이승우 제외 배경은. 그리고 이청용 발탁 배경과 기대하는 점은.

▲ 이청용은 최근 소속팀에서 활약이 좋았고, 출전을 많이 했다. 이전부터 관찰하면서 봐온 능력이 있기 때문에 기대하고 뽑았다.

이승우의 제외는 우선 소속팀에서 활약이 미미한 점을 들 수 있다. 일전에 소속팀에서 활약이 부족하더라도 필요하다면 뽑을 수 있다는 말씀드린 적이 있다. 그런데 현재 이승우의 경우 더 중요한 요소는 그 포지션에 경쟁이 치열하다는 거다.

능력 좋고, 경험 많고, 여러 공격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그래서 지난 소집에 출전하지 못했고, 이번엔 발탁 안 됐다. 추후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청용은 언제부터 특히 관심을 두고 지켜봤나.

▶시즌 초반엔 소속팀 활약이 크게 없다가 점차 늘려갔다. 그러면서 좀 더 관심 있게 지켜봤다. 부임 이후 선수의 정보나 상황은 알고 있었고, 언젠가 들어올 선수라고 생각했다.

기성용은 다른 선수로의 대체를 염두에 둔다고 했는데, 아시안컵 이후 은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나. 그리고 이유현은 어떤 포지션을 염두에 두고 발탁했나.

▶이유현은 지난해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지켜보면서 알게 됐다. 소속팀에선 최근 오른쪽 윙으로 많이 출전하는데, 대표팀에선 기본적으로 오른쪽 풀백 자원으로 실험할 계획이다.

기성용은 이번에 전략적으로, 선수와 얘기를 해 부르지 않기로 한 거다. 어떤 선수와도 대표팀 은퇴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경우는 없다.

이유현, 김정민, 나상호 등은 연령별 대표팀 활약이나 성장 가능성 등을 중시한 발탁이라고 봐도 되나. 특히 김정민의 경우는 소속팀 출전이 꾸준하지 않은데 어떤 점을 눈여겨봤는지.

▶세 선수는 각급 대표팀에서의 좋은 활약을 보고 선발했다. 김정민은 다른 두 명보다 소속팀 활약이 부족한 게 사실이지만, 이번 기회에 제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장현수가 해 온 전술적 역할을 어떻게 보완할지 궁금하다.

▶장현수의 부재에도 저희 플레이 스타일이나 철학은 바뀌지 않을 거다.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센터백 포지션을 대체할 선수를 찾아야 한다. 선수마다 특징이 다르니 장현수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라고 할 수는 없다. 기본적인 틀은 유지하되 새로운 선수에겐 세부적으로 특징에 맞게 적용하려고 한다.

중추들이 빠진 가운데 아시안컵에서 만날 수 있는 팀들을 상대로 마냥 실험만 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 주안점을 어디에 두나.

▶선수 구성에 변화가 있지만, 우리가 유지해 온 플레이 스타일의 완성도를 얼마나 가다듬느냐를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얼마나 빠르게 녹아들어 우리 플레이에 활용할 수 있을지 확인하고 싶다.

이전 소집과 달라진 게 크게 두 가지인데, 우선 원정 분위기와 환경 속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확인하고 싶다. 그리고 이전과 다르게 첫 경기와 두 번째 경기 간격이 96시간에서 72시간으로 줄었다. 짧아진 휴식 시간에 어떻게 추슬러 특히 두 번째 경기에서 어떻게 팀을 운영하고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중요한 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해뉴스 디지털미디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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