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철진 생명나눔재단 사무총장이 원룸 화재 사고 지원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조나리 기자

 

  김해 원룸 화재 그 이후  


■ 임철진 생명나눔재단 사무총장 인터뷰


 
"김해 원룸 화재 사고가 보름이 넘게 지났습니다. 두 아이의 목숨을 앗아가며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던 사고는 조금씩 잊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은 두 아이는 살기 위해 아직도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사고 이전으로 모든 것을 돌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 아이들이 걸어서 병실을 나갈 수 있도록, 그때까지만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즈벡 아이 2명 사망·2명 중상
고비 넘겼지만 혼수·수면 상태
재단, 사고 직후 긴급 지원
1억 7000만 원 상당 성금 모여



생명나눔재단 임철진 사무총장은 아침저녁으로 병원에 연락해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한다. 지난달 20일 김해 서상동 원룸 화재 사고로 중태에 빠졌던 우즈베키스탄 국적 14살 소년, 소녀다. 이들의 부모도 있지만 의료진과의 의사소통이나 상황 대처에 수월한 임 총장이 현재 보호자 역할을 하고 있다.
 
다행히 현재 두 아이는 생사의 고비는 넘긴 상태다. 한 명은 아직까지 의식을 차리지 못하고 있으며, 한 명은 혼수상태에서 깨어났지만 극심한 고통을 견디기 어렵다는 의료진의 판단하에 수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화재 사고에서 연기를 흡입해 장기에 손상을 입은 31세 한국인 여성은 의식을 차린 후 비교적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지난 보름은 이들에게도, 임 총장에게도 긴박한 시간이었다. 임철진 총장은 지난달 20일 언론을 통해 서상동 화재 소식을 접한 후 이 사고를 주시하고 있었다. 사고 당일 4살 어린이가 사망했고 다음날 오후 12살 어린이도 삶을 마감했다. 나머지 2명의 아이와 성인 여성도 사경을 헤매고 있는 상태였다. 다음날 임 총장은 이들이 머물고 있는 부산, 창원의 병원을 각각 찾았다.
 
"현장은 참담했습니다. 이미 두 아이를 잃은 부모는 거의 바닥에 쓰러져 있는 상황이었고, 남은 두 아이 역시 생사가 불투명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기에는 일렀습니다. 의사는 '위독한 상태지만 견디는 것은 아이들의 몫'이라며 희망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일 오후 생명나눔재단 임시 이사회를 열어 긴급지원금 5000만 원을 결정하고 바로 병원에 의료비 지원 공문을 보냈다. 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임 총장은 "재단에서 활동하면서 치료 시기를 놓쳐서 후회하는 경험을 많이 했다. 이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마련해 둔 난치병, 긴급 지원 관련 예산이 있어 곧바로 투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김해시, 지역 기업체, 개개인의 마음이 이어졌다. 3~4일 만에 생명나눔재단으로 성금이 1억 7000만 원이 넘게 모였다. 큰 금액이지만 아이들이 다시 일어나기까지는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 임 총장의 설명이다.
 
그는 "아직 화상 치료를 시작도 못했다. 사고 당시 연기 흡입으로 손상된 장기의 이물질만 걷어내고 있는 상태다. 이후에 화상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성인이 될 때까지는 자라나는 신체에 맞춰 끊임없이 피부 이식 수술도 받아야 한다. 체류, 생활 문제도 있어 최소한 3억 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생명나눔재단은 이들이 자립할 때까지 후원하는 것은 물론 사고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고 불법적인 부분에 대해서 정확히 밝혀낼 수 있도록 법률대리인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임 총장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이주민, 외국인 역시 같은 사람으로 차별을 당하지 않도록, 더 고통을 받지 않도록 하는 구제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지속적인 지역민들의 관심을 부탁했다.
 
"고통의 문제, 특히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겪는 아픔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과 공동체 사회가 함께 감내해야 할 문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염려하고 기도해주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로운 상황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소액기부자는 물론 마음의 기부자들이 더 많이 나타나길 기대합니다."

후원계좌 : 농협 301-0202-1006-61 (예금주 : 생명나눔재단)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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