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 결속시킨 공동체 의식
"소중하게 간직해야 할 유산"

 

우리 집, 우리 부모, 우리 동네, 우리나라…. 우리만큼 '우리'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 민족은 아마 우리밖에 없을 듯하다. '우리'라는 단어는 한민족이 한반도에 자리 잡고 고난과 기쁨을 함께 나누며 살아오는 동안, 개인을 집체 속에 철저하게 귀속시켰던 공동체 의식에서 비롯된 말이다. 김춘복의 산문집 '그날이 올 때까지'에 나오는 내용이다. 저자는 "이 '우리'라는 말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간직해야 할 값진 유산"이라 말한다.

산문집은 3부로 구성돼 있는데, 1부에서 저자는 '우리'라는 한민족의 가치와 한국인의 공동체 의식을 말한다. 이를테면 네 집 내 집 나누지 않고 마을 사람들이 함께했던 가을걷이, 신식혼례와는 달리 온 동네 사람들이 혼례의 참여자였던 신랑달기놀이, 나 혼자만을 위하기보다 가족을 위한 어머니의 마음이 담겼던 다듬이질을 소개하면서 말이다.

저자의 얘기를 귀담아듣다 보면, 한국인 특유의 공동체 의식 '우리'에 웃음이 지어진다. 2부에서는 저자에게 영향을 끼친 이들의 일화를, 3부에서는 국가보안법·보수와 진보 등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부산일보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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