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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초등학교 없애지 마세요”독자기고
  • 수정 2018.11.07 09:43
  • 게재 2018.11.07 09:40
  • 호수 396
  • 19면
  • 노서현 김해 구봉초등학교 6학년(report@gimhaenews.co.kr)
▲ 노서현 김해 구봉초등학교 6학년

저는 김해시 구산동에 자리한 구봉초등학교 6학년 학생입니다. 행복학교 구봉초는 가야사 복원으로 학교 일대를 개발계획에 따라 폐교 위기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우리들은 구봉초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구봉초등학교를 없앤다고 가야사가 복원되는 것은 아닙니다. 구봉초등학교를 없애고 유물 발굴을 해야한다는 것은 올바르지 않습니다. 차라리 미리 개발된 공원과 유적지를 더 잘 관리하여 가야사와 구봉초를 함께 살리는데 마음과 뜻을 모아야할 것입니다.

구봉초등학교는 추억의 장소이자 저희의 고향입니다. 6년이나 함께 놀고 배우던 곳이 없어진다면 정말로 상실감이 클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저희 학교 학생들, 학부모님들, 선생님들께 양해도 구하지 않고 강제로 가야사 복원 얘기를 하고 학교를 폐교시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또한 학교는 학생들의 추억입니다. 물론 추억은 기억이고 과거입니다. 하지만 추억의 장소라면 어떨까요? 추억의 장소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이어주기도 하는 중요한 곳입니다. 이런 중요한 곳이 없어진다면 어떨까요? 저는 30년 후에도 저의 아들 딸과 함께 다시 와서 저의 어린 시절을 함께 추억하고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학교가 없어지면 마을에 사는 아이들이 없어지고 점점 모두가 떠나면 이곳에는 올지 안 올지도 모르는 관광객만 남을 뿐입니다. 또한 마을에 아이들은 더 거리가 먼 학교로 가야하기 때문에 안전하지 않습니다. 우리 학교가 없어지는 것은 우리 학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학교는 아이들의 배움터이고 아이들이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 보금자리인 학교가 사라지면 아이들도 떠나고 어른들도 떠나 마을이 사라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구봉초 주변에는 해반천과 박물관, 구지봉 등 유적지가 있어 가야사를 체험하고 공부하기에 적합한 곳입니다. 이 좋은 학교를 우리들만 누리지 않고 신입생들이 배움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한다면 가야사 공원이 아니라 가야사를 지킬 아이들이 남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희망과 꿈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가진다.'입니다. 우리는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구봉초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미래의 신입생과 폐교되기를 원하지 않는 학생들의 행복을 위해 폐교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 헌법 제14조 '모든 국민은 거주, 이전의 자유를 가진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우리 학교학생들은 이전할 마음이 전혀 없고 오랫동안 거주해왔으며 계속해서 학생수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므로 구봉초를 폐교하지 말아야 합니다.

최근 우리 학교 앞에 '김해시민헌장비'가 세워졌습니다. 김해시민헌장에는 '우리는 서로 존중하며, 배려하는 마음으로 함께 사는 공동체를 만든다'는 내용이 적혀있지만 아이들이 꿈꾸고 배워가는 공동체인 학교를 가야사 복원으로 사라지게 만든다는 것은 김해시의 약속과 다릅니다. 혹시 졸업하면 흩어질 우리들을 공동체가 아니라고 생각하십니까? 자녀들이 자라서 다른 지역에서 떨어져 살더라도 한 가족인 것처럼 구봉초를 졸업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은 모두가 하나 되는 공동체인 것입니다. 김해시가 우리 학교 공동체를 존중해 주신다면 저희 학교를 폐교하지 말아 주시기 간곡히 바랍니다.

우리들은 아직 학생이지만 충분히 무언가를 소중히 여기고 아낄 수 있는 학생들입니다. 우리는 학교를 소중히 여기고 아낍니다. 소중히 여기고 아끼는 것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 학교의 역사가 이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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