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병열 김해의생명센터 연구기획팀장

스스로 혁신하지 않는다면 혁신 당한다는 말이 있다. 말장난처럼 들리지만, 참으로 무서운 얘기다.

조선시대 최고의 성군으로 꼽히는 세종대왕도 스스로 혁신하기 위해 인재를 등용했다. 그런 인재들이 선진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결과 문화와 과학의 발전을 이뤄냈다. 과거 600년 전에도 그랬는데 최첨단 IT·인공지능 등으로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선진기술 도입과 인재영입을 게을리한다면 혁신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혁신 당하는 사례는 주변 지자체의 산업이 몰락하고 부실대학이 문을 닫고, 기업들이 폐업신고를 하는 사례에서 많이 보고 있다.

의생명산업 또한 안전지대가 아니다. 그런 위기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나마 의생명산업은 미래가 보이는 덕분에 관심과 지원을 보내는 지자체가 많다. 김해 역시 여타 지자체와 달리 13년 전에 의생명산업의 씨앗을 뿌린 결과 오늘날 발전을 추진할 수 있는 재단이 만들어졌다. 지역에 우수한 인재와 우수한 기술을 가진 유망기업만 유치한다면 얼마든지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그렇다면, 김해의 산업을 진흥하고 의생명산업 육성의 성장판을 자극할 수 있는 '혁신'은 과연 무엇일까?

혁신의 사전적인 의미는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함'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재단과 김해시가 가진 묵은 '풍속과 관습'이 무엇인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그 다음은 어떻게 변화를 시킬지를 연구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풍속과 관습은 우리 몸에 습관처럼 익숙해져서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제3자의 시각을 빌려오면 얼마든지 개선책을 찾을 수 있다.

먼저, 재단 직원들은 공무원이 아니다. 공무원에 준한다는 어정쩡한 풍속과 관습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비영리재단이지만, 의생명산업 발전을 위한 목적사업형 영리활동을 할 수 있는 조직이다. 김해시와 정부가 제공하는 예산에 기대며 의존하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우수한 인력을 채용해서 우수한 기술로 신규사업을 확보하고 지식재산권을 비롯한 자체수익사업을 발굴하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수 있는 경제관념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비영리법인, 지원기관'이라는 타이틀에 안주해서 경제·경영관념을 가지지 않는다면, 독립운영은 커녕, 지역에서 사라지는 기관이 될 수도 있다.

그 다음은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기존 기업지원 방법을 변화시켜야 한다. 기업지원비를 투입하면, 당장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작은 비용으로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연구개발을 통해 여타 기술과의 차별화를 추진하면서 신제품을 기획하고 VC투자연계를 유도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3년 전 김해시가 기업지원의 방법을 혁신하기 위해 메디컬디바이스센터를 기획한 것처럼 세계적인 연구소와의 전략적인 네트워킹을 해야만 변화가 가능하다. 인재평가의 방법 또한 성과를 낸 만큼 많이 주고,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변화시키고 또 변화시키자!

적어도 미래 10년을 바라보며, 기업에게 도움이 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재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 혁신의 중심에는 '정책과 사람의 변화'가 기준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 그런 가운데서도 미래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하나씩 하나씩 바꾸어 새롭게 만들어나가자.

비록 지금은 힘들더라도, 과감한 혁신이 김해시민의 미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그런 노력을 기울여야만 김해를 찬란한 가야왕도 문화도시로 자랑스러운 자세로 후대에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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