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숙명여고에 재직하면서 2학년에 다니는 자신의 딸들에게 정기고사 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전임 교무부장 A씨가 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지난주 자퇴서 제출… 교육당국 "수사결과 봐야 하니 신중처리"
학부모 "지금이라도 죄 인정해야… 학교, 내부고발자 색출에 혈안"



시험문제·정답 유출 혐의를 받는 숙명여자고등학교 전 교무부장 A(53·구속) 씨의 딸들이 학교를 자퇴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서울시교육청과 숙명여고 학부모 등에 따르면 A 씨의 쌍둥이 딸은 지난주 초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했다.

학교 측은 교육청에 자퇴서 처리 여부를 문의하는 등 대응 방향을 신중히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도 수사결과에 따라 쌍둥이를 징계해야 할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자퇴서 처리에 신중하라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쌍둥이 중 언니인 문과생 B 양은 지난 5일부터 돌연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다. 동생인 이과생 C 양은 지난달 14일 경찰의 두 번째 조사를 받은 뒤 병원에 입원 중이다. 그는 첫 번째 조사 때부터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했다.

일각에서는 쌍둥이가 다른 학교에 다니고자 자퇴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버지에게 시험문제와 정답을 미리 받았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정돼 퇴학 등 징계처분을 받으면 '전학'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자퇴를 택했다는 것이다.

이날 학부모들로 구성된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자퇴는 괴물이 되는 길"이라면서 "쌍둥이와 숙명여고는 지금이라도 죄를 인정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비대위는 "쌍둥이 부모는 스트레스로 학업을 계속할 수 없다고 자퇴 이유를 밝혔지만, 국민과 학부모는 성적이 원상 복구돼 좋은 학교에 지원할 수 없고 학교생활기록부에 '답안지 유출범죄' 기록이 남을까 우려해 자퇴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성적 재산정 없이 학교를 나가 친구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라고도 여긴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특히 "숙명여고는 교문을 잠그고 내부구성원에게 회의내용 등을 유출한 적 있는지 확인서를 받아가며 내부고발자 색출에 혈안이 돼 있다"면서 "학교는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 씨는 구속수감된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법원은 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김해뉴스 디지털미디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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