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김해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독서대전 결과보고회’ 모습. 사진제공=김해시

 

 

지난 8월 김해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독서대전'은 독서문화에 대한 관심을 유발해 관람객들로부터 높은 만족도를 끌어냈지만 부족한 체험프로그램은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해시는 지난 7일 김해시청 대회의실에서 '2018 대한민국 독서대전' 결과보고회를 열었다. 이날 평가 용역을 진행한 동의대 박봉규 교수와 이근욱 독서대전 총괄감독이 발표를 맡았다.


 

홍보 체험부스 가장 인기
체험 등 즐길거리 개선 시급

공간 연계 안 돼 행사 찾기 어려워
학교 밖 청소년 참여 이끌어야

작은 성공 ‘완독’ 축적 습관 중요
독서율 조사 등 지표관리 필요성

 

 
■10만 명 독서대전 찾아… "대체로 만족"
박 교수는 독서대전 방문객 44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결과 축제에 대한 만족도 평균은 5점 만점에 4.07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반적인 만족도는 4.23점이었고 재방문 의사는 4.26점을 나타냈다.
 
방문객 수를 추정한 결과 약 10만 명이 축제장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김해시민이 72.5%였고 타 시도방문객은 27.5%였다. 이들의 평균 체류시간은 3.44시간이었다.
 
독서대전 행사기간 동안 7개 분야 165개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방문객 선호 프로그램은 홍보체험부스와 특별전시 '이야기그림책이야기', 작가강연프로그램 순이었다. 상대적으로 만족 수준이 낮았던 부문은 전시·공연·체험·학술토론 프로그램으로 5점 만점에 3점 후반대를 기록했다.
 
개선이 시급한 프로그램도 체험과 전시, 작가 강연으로 나타났다. 특히 체험프로그램(53.2%) 부문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독서대전의 파급효과는 교육적 기능 부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독서대전으로 인해 독서문화에 대한 관심과 흥미유발에 도움이 됐으며 독서와 관련한 다양한 체험기회를 제공한 것이 장점으로 꼽혔다. 이외에도 독서문화 보급·활성화에 기여했으며 도시이미지 향상에 기여한 점도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냈다. 반면 지역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지역산업 발전 기여 부문 등 경제적 기능 부문에서는 가장 낮은 순위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올해 독서대전은 '대한민국 책의 수도 김해' 이미지를 확산하는 데 도움이 됐다. '구비문학'을 활용한 김해만의 독창성 있는 프로그램과 가야문화 유산을 독서에 접목한 점도 독특했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향후 김해독서대전이 발전하려면 '구비문학의 본고장 김해' 등 중요 키워드를 강화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한다. 자녀를 동반한 가족단위 방문객들을 위해 학습과 놀이를 접목한 에듀테인먼트 축제를 선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외에도 △김해독서대전의 지속적 개최 필요 △연령대별 맞춤형 체험프로그램 보완 △독서대전 온라인 홍보 강화 △행사장 수용태세 개선 등의 발전 방안을 제시했다.

 

▲ 지난 9월 1일에 열린 ‘2018 대한민국 독서대전’에서 한 관람객이 출판사 부스를 방문해 책을 보고 있다.


 
■모호한 행사 분위기 아쉬워
한국도서관협회 이용훈 사무총장은 "축제 기간 김해를 방문했을 때 행사장을 벗어나면 독서대전을 치르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시내에 나오면 독서대전과 관계없는 분위기가 들어서 아쉬움이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가야의 거리, 김해문화의전당 등 공간의 연계도 안 돼 행사장을 찾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제 내년부터 자체적인 독서대전을 어떻게 끌어나가야 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김해교육지원청 박종대 교육지원국장은 "올해 대한민국 독서대전은 기획부터 연출까지 중앙 집중형이었다. 절차·행정 중심을 탈피해야 한다. 독서는 문화로 접근해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교 밖 청소년과 다문화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박 국장은 "이야기가 있는 부스, 테마형 부스를 만들면 빛나는 독서대전이 될 것이다. 일반시민들 뿐만 아니라 기획단계에서 지역 작가나 문화예술단체의 참여를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유도서관 차미옥 관장은 "2019년 김해독서대전 연중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공공·작은도서관이 장소대관만 하는 게 아니라 주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해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독서행사가 분산되고 이러한 결과물이 하나로 모인다면 큰 성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민 주도하는 김해독서대전으로
김해시는 '2018 대한민국 독서대전'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김해만의 독서대전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안찬수 상임이사는 "책 축제는 대표적으로 두 가지 모형이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과 라이프치히 도서전 모형이다. 프랑크푸르트는 한 곳에 행사를 모아 집중적으로 진행한다. 라이프치히는 이와 반대로 축제가 진행되는지 모를 정도로 지역 곳곳의 독서문화공간에 분산돼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해는 이 두 모형을 포괄적으로 진행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이것이 가능해지려면 문인, 예술단체 등 지역 내 여러 단체와 주민이 주체로 참여하는 실무추진단이 꾸려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근욱 독서대전 총괄감독은 향후 치러질 김해 독서대전의 추진모델을 제안했다.
 
이 감독은 "김해가 가지고 있는 인문·독서자원을 발굴해 프로그램으로 만들고 이를 지역민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해야 한다"며 "올해 독서대전 행사에서는 팟캐스트 등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책과 관련된 인물, 지역 단체들의 이야기를 팟캐스트를 통해 전달했으면 한다. 또 책 해설사가 상주하는 통합부스를 운영해 책과 저자의 연계지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독서와 관련된 단체들의 네트워크 강화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네트워크의 힘은 독서대전을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연중프로그램을 다채롭게 운영하면 재미있는 축제로 발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감독은 "연중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완독'이다. 책을 끝까지 읽어내는 힘이 필요하다. 개인으로 보면 자신의 성공을 축적하는 일이 된다. 완독을 통해 작은 성공을 모으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독서율 조사 등 지표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김해 독서율에 관한 정확한 데이터가 없다. 도서관에서 데이터를 축적한다면 어떤 도서와 작가를 선호하는지 알 수 있고 이를 기준으로 독서대전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큐레이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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