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피용 BCG(결핵백신)'에서 비소가 검출돼 회수 조치한다는 보건당국 발표에 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생후 1세 미만의 영아들에게 접종하는 백신이다 보니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당국 발표에도 부모들의 걱정은 사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다. 문제는 백신을 둘러싼 논란이 잊을만 하면 나타난다는 점이다. 하지만 백신 예방접종은 감염병(전염병) 예방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질병관리본부와 김해시보건소의 도움으로 백신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정부 회수 조치 “안전성 문제 없어”
백신은 확실한 전염병 예방방법
논란 여전… 예방접종 거부 운동도




■BCG 논란, 안전성 문제없나
이번 백신 논란은 지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일본 후생성의 발표에 따라 일본BCG제조 회사가 만든 경피용 BCG백신(일본균주)을 회수한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문제의 제품은 결핵 예방을 위해 1세 미만의 영아에게 접종되는 백신으로, 백신 자체가 아닌 첨부용액(생리식염수액)이 일본 비소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은 함유된 비소로 인한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어 회수 없이 제품 출하만 정지했으나, 우리 정부는 한 단계 나아가 해당 제품에 대한 회수 조치에 나섰다.
 
그럼에도 해당 제품을 접종한 부모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그렇게 문제될 게 없음 네 자식 팔에 한 대씩 놓고 얘기해라", "독극물인 비소를 아이 몸에 넣었다고 생각하니 심장이 무너진다"는 반응이 대부분 부모들의 정서다.
 
질병관리본부는 이에 대해 "문제의 백신에서 0.039마이크로그램 정도의 비소가 검출됐지만 이는 국제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주사제 1일 허용량(체중 5㎏ 기준으로 매일 주사를 맞을 경우 1.5마이크로그램)의 1/38 수준"이라며 "이마저도 단 1회만 맞고, 신체로 들어온 비소는 72시간 이내에 대부분 소변으로 배출되므로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안아키 사태' 지금도 진행 중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의심은 여전하다. 일부 커뮤니티 등에서는 잘못된 정보를 유통하고 더 나아가 백신 거부 운동을 펼치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자연주의 육아방식을 내 세우는 '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안아키)에서 말하는 예방접종 거부 운동이다. 안아키에서는 "수두는 어릴 때 앓으면 가볍게 지나가므로 예방접종을 안해도 된다"며 심지어 수두에 걸린 아이를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게 하는 '수두 파티'까지 벌여 사회문제로까지 번진 바 있다.
 
올해 초에는 '맘 카페' 등을 중심으로 효과도 없는 독감 백신을 접종해야 하느냐는 논란이 벌어져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국내뿐만이 아니다.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전개된 백신 거부 운동은 급기야 '집단 면역'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최근 미국, 유럽에서 홍역 환자가 다시 늘어나고 있는 것은 그 단적인 예다.
 
이에 대해 김해보건소 관계자는 "백신 예방접종은 감염병 예방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이 때문에 예방접종은 국민 건강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로서 보건의료 체계에 깊숙이 자리를 잡았다"고 강조했다.


■백신 맞은 후 부작용 생기면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부작용도 예방 접종을 꺼리게 하는 원인이다. 백신 설명서에는 접종 후에 부작용으로 발진·발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쓰여있다. 또 '스테로이드를 쓰면 접종하지 말라'는 안내가 있다.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한 모임'이라는 단체에서는 "백신 제품 설명서를 살펴보면 부작용이 극소수에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정 백신은 10명 중 1명에게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제조사에서 밝히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백신 예방접종을 하고 아팠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단순한 근육통부터 고열로 응급실을 찾았다거나 며칠 동안 학교를 가지 못했다는 등 부작용 사례도 다양하다.
 
하지만 이런 사례는 백신 예방접종 후 몸에서 일어나는 면역 반응으로 엄밀하게 살펴보면 부작용이 아닌 경우가 많다. 백신은 가볍게 바이러스를 몸 안에 주입시켜서 바이러스를 이겨낼 힘을 기르게 하는 원리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가볍고, 일시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에 백신 예방접종 후 부작용이 발생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면 국가에서 치료비를 보상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국가 예방접종 때문에 부작용이 생겼다는 인과 관계가 증명되고, 그 부작용때문에 30만 원 이상 비용이 발생한 경우에는 국가에서 해당 진료비 전액과 간병비를 보상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보상은 보호자의 예방접종 동의 여부와 관련 없이 시행된다.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 도우미(www.nip.cdc.go.kr)에서는 예방접종에 따른 이상 반응과 국가 보상 제도 등을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다.

김해뉴스 정상섭 선임기자 verst@gimhaenews.co.kr
 



BCG접종, 피내용과 경피용 차이가 있나요?

안전성, 효과성 면에서 차이가 없다. 경피 접종법은 주사액을 바른 후 9개의 바늘을 가진 주사 도구를 이용해 두 번에 걸쳐 강하게 눌러 접종하는 방법이다. '도장형'이라고도 불린다. 주로 신생아들에게 많이 사용하는 방법인데, 접종 시 백신 접종량이 일정하지 않은 단점이 있다.
 
피내접종은 주사바늘 하나를 꽂아 접종하며 정확한 양을 접종할 수 있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피내접종을 표준 접종방법으로 하고 있다. 다만 일명 '불주사'라고 불릴 정도로 접종 시 고통이 크고, 접종 후 반흔(상처가 아문 흔적)이 크게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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