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주유소 기름값이 치솟자 운전자들이 대거 셀프주유소로 몰리고 있다.

2년여만에 기름값 최고치 "단돈 10원이라도 싸게…"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운전자들이 느끼는 이른바 '기름 값' 공포가 만만치 않다. 왜냐하면 최근 2년여 사이에 주유소 기름 가격이 사상 최고로 올랐는데, 문제는 한번 오른 기름 가격은 웬만해선 잘 내려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리더라도 '찔끔' 수준이어서 운전자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국내 석유제품의 가격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약 1~2주 전의 두바이유 국제 거래 가격과 석유제품의 국제 거래 가격인데,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휘발유의 국제 거래 가격은 지난주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전달과 비교하면 20달러 이상 높아졌고, 경유 가격도 100달러를 웃돌고 있다.
 
이런 직접적인 외부환경의 영향으로 지난주 무연 보통휘발유의 전국 주유소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ℓ당 11.5원 오른 1천740.6원으로 2008년 8월 셋째 주 1천756.32원을 기록한 이후 2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동차용 경유도 9.9원 상승한 1천541.5원까지 올라 2008년 10월 넷째 주(1천593.93원) 이후 2년2개월만에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김해 동상동 셀프주유소  일반 주유소보다 ℓ당 54원 싸 지역내 208곳 중 가장 저렴

그러면 김해지역에서 기름 가격이 가장 싼 주유소는 어디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동상동 '동서석유판매주유소'로 나타났다. <김해뉴스>가 지난 1주일간(12월8일~12월14일) 김해지역 208개 주유소를 대상으로 기름 값을 비교한 결과, 김해시 동상동 롯데캐슬아파트 가야1단지 앞에 위치한 동서석유판매주유소가 가장 싼 것으로 조사됐다. 이 주유소는 주유원이 없고 운전자가 직접 기름을 넣는 이른바 '셀프 주유소'로, 무연 보통휘발유의 경우 1천698원이다. 일반 주유소에 비해 ℓ당 평균 54원이 싸고, 다른 셀프 주유소에 비해서도 평균 10원 이상 저렴한 수준이다.
 
또 자동차용 경유도 1천488원으로 일반 주유소에 비해 평균 56원이 싸고 김해지역 다른 셀프 주유소에 비해서도 평균 30원 이상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동서석유판매주유소 한동균 사장은 "셀프 주유소이기 때문에 인건비가 적게 들고 티슈나 생수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기름값을 싸게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정유사에서 직접 기름을 가져와 도매금으로 판매하는 대리점이기 때문에 다른 주유소에 비해 싸게 판매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셀프 주유소라고 해서 모두 가격이 싼 것은 아니다. 기름 값은 어디까지나 업주 자율에 맡겨져 있기 때문에 셀프 주유소라도 기름 값은 천차만별이다. 김해지역 208개 주유소 가운데 셀프 주유소는 총 13개로 6%에 불과한 실정이지만, 셀프 주유소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운전자들이 단 10원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아 기름을 넣기 때문이다.
 
업무상 장거리를 자주 운행한다는 김원근(삼계동) 씨는 "셀프 주유소와 일반 주유소의 기름 가격 차이는 크지 않지만 요즘같은 불경기에 단돈 10원이라도 아낄 수 있기 때문에 셀프 주유소만 찾게 된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주유소만 고집하는 운전자들도 상당히 많다. 이와 관련해 진례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동철(가명·부산 해운대) 씨는 "차에서 내리는 것도 귀찮고 직접 기름 호스를 잡고 주유를 하는 것도 왠지 어색해서 셀프 주유소 이용을 꺼리게 된다"라고 말했다.
 
김해지역 셀프 주유소의 지도를 그려 보면 부원동이 3개, 내동과 지내동, 동상동, 삼계동, 삼정동이 각각 1개씩으로 시내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장유면에 3개, 명법동과 한림면에 각각 1개씩 들어서 있다. 이처럼 셀프 주유소의 기름 값이 일반 주유소에 비해 훨씬 저렴한 이유는 기름을 주유하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인건비가 절약되는데다, 무료 자동세차나 티슈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고정비용이 적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일반 주유소의 경우 주유소마다 다르지만 대여섯 명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데다 생수와 티슈 등의 서비스까지 제공하기 때문에 단가가 비쌀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름 값은 계속 오르고, 그렇다고 자동차를 안 탈 수도 없는 상황이다 보니 조금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는 운전자들의 요구에 따라 셀프 주유소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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