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자·신경과학자 공동집필
"행복한 삶 위해 춤을 춥시다"
 모두를 춤추게 할 신나는 제안



콜롬비아의 심리학자 신시아 키로가 무르시아는 22쌍의 부부를 상대로 탱고를 추기 전후의 침(타액)을 조사했다. 이를 통해 호르몬 농도를 확인하고 설문 조사를 했다. 결과는 많은 사람이 탱고를 추고 나서 느끼는 기분이 '긍정적'이었다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 춤을 출 때 스트레스 호르몬은 줄어든 대신 양쪽 파트너에게서 성호르몬은 늘어났기 때문이다.
 
'뇌는 춤추고 싶다'는 춤이 우리를 더 건강하게 하고 똑똑하게 하며, 행복한 삶을 만드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임을 얘기하는 책이다. 한마디로 춤은 건강과 행복의 문을 여는 만능열쇠라는 것.
 
tvN '알.쓸.신.잡' 시즌 2에 출연해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린 뇌과학자 장동선과 뇌·춤의 심리학적, 신경과학적 관계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 온 신경과학자 줄리아 F 크리스텐슨이 의기투합했다. 모든 이를 춤추게 하기 위한 두 과학자의 신나는 제안이라고나 할까.
 
책은 춤의 이로운 점은 물론, 춤을 둘러싼 인간의 여러 이야기, 저자들의 독백, 인지과학 뇌과학에 대한 해박한 설명 등이 곁들여 진행된다.
 
춤출 때, 우리 뇌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춤을 배울 때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된다. 도파민은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고, 학습사고·기억할 때 핵심적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춤을 출 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근육을 사용하는데, 이 근육의 움직임은 뇌의 신경회로와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춤을 추면 뇌를 전체적으로 사용하게 되고, 다양한 감각들이 수용되며, 근육의 움직임과 관련된 작용이 강화된다. 심지어 춤을 출 땐 심장과 근육만 단련되는 것이 아니라 면역 체계도 강화된다. 정기적으로 춤을 추는 사람은 병에 덜 걸린다는 것이다.
 
다른 운동보다 춤을 춰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춤은 매력을 뽐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문화학자 잉에로레 에버펠트가 15세에서 82세 사이에 있는 432명의 사람에게 설문 조사를 한 결과, 두 사람 사이에서 성관계까지 갈 것인가 하는 문제는 결정적으로 체취에 좌우되었다고 한다. 탱고·살사와 같은 특정한 춤은 그 자체로 매우 관능적인 체험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도 춤을 출 때는 성행위를 할 때와 비슷한 생체 작용들이 활발히 일어난다고 한다. 엔도르핀·테스토스테론·옥시토신이 분비되고 이 때문에 춤은 사랑 행위가 끝났을 때처럼 행복감과 탈진감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이는 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부수적인 작용일 뿐 핵심은 아니다. 춤은 더욱더 높은 수준의 심리적인 만족과 신체적인 움직임을 가능하게 한다.
 
아울러 춤은 사회생활 등에 필요한 공감 능력도 높여 준다. 이를테면, 나의 뇌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각 감각기관에서 뇌로 전달되는 정보들을 하나의 리듬으로 파악하듯이 인간관계도 다른 사람들의 뇌 속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가까울 땐 가까이, 멀리할 땐 멀리, 당길 땐 당기고, 밀어낼 땐 밀어내면서' 리듬을 타야 한다. 이렇게 춤은 일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필요한 리듬을 만드는 가장 쉽고, 빠르고, 재미있는 방법이다.
 
뇌를 건강하게 하는 방법은 '사람을 많이 만나고 교류하기', '운동을 하고 몸을 많이 움직이기',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표현하며 스스로 느끼고 이해하기' 등이다. 두 과학자는 춤을 추면 이 세 가지가 다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두 과학자는 외친다. "춤! 이렇게 좋은데… 그런데 왜 안 추는 거죠?"라고.
 
책은 춤에 관한 뇌과학적 통찰이자, 우리가 간과해 온몸과 움직임에 대한 재발견이다. 춤의 인문학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겠다.
 
"일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싶다면 춤을 춰라. 모든 게 달라진다."

부산일보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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