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 미리 신호등을 보고 좌우를 살핍니다. 가급적 위험한 상황에 처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투자에도 위험은 늘 따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관리하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미·중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인해 국내증시가 급락하는 모습을 보면서 위험관리는 다시 한번 그 의미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모든 투자 대상에는 기대수익과 상응하는 위험 수준이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를 시작할 땐 투자 대상의 위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먼저 파악하고, 그 위험을 완벽히 제거할 수는 없어도 어느 정도 줄이거나 대비할 수는 있어야 합니다. 
 
알기 쉬운 위험 관리 방안 가운데 하나는 투자 포트폴리오의 최대 손실이 얼마일지 미리 가늠해보는 것이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즉 전체 자산을 여러 금융 상품으로 운용한다고 가정하고, 이런저런 외부 변수로 금융 시장이 흔들릴 때 원금이 얼마까지 줄어들 수 있는지 파악합니다. 그런 다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손실 한도액을 정해놓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죠. 예컨대, 전체 자산이 5억 원이고 내가 정한 손실 한도가 2000만 원이라고 합시다(2000만 원은 5억 원의 4%). 전체 5억 원 중 3억 원은 안전한 예금에 가입하고, 2억 원은 펀드에 투자한다고 할 때 펀드 2억 원에서 10% 손실이 발생하면 2000만 원 손실인 것입니다. 이 경우 펀드 2억 원에서 손실이 1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펀드 2억 원을 중국, 베트남, 코스닥 등 변동이 큰 시장에 투자했다면, 10% 손실은 언제든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때의 위험 관리 방법은 10% 손실이 나면 미련 없이 기계적으로 환매하도록 미리 설정해놓는 것입니다.
 
외환 및 원자재 선물 시장에서 10년간 연 복리 87%의 수익을 거둔 전설적 투자자인 브루스 코브너(Bruce Kovner)는 한 번의 투자에서 손실이 전체 자금의 1%를 넘지 않게 관리했습니다. 더불어 15년간 원금을 2500배나 늘린 전설적 투자자 에드워드 세이코타(Edward Seykota)도 한 번의 매매에서 5% 이상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했는데요. 즉 사전에 위험 한도를 정하고 철저히 지킨 것입니다.
 
이와 같은 위험 관리가 장기적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디딤돌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가 손절매를 실행하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손실을 확정하는 것은 인간 본성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예 변동이 큰 시장에는 투자하지 않거나, 투자하더라도 그 비중을 작게 가져 가는 방법을 대안으로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어쨌든 각 투자 대상의 위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미리 살피고, 내 전체 포트폴리오의 손실 한도를 위험 감내 수준에 맞게 정하는 것이 위험 관리의 기본입니다. 철길을 건널 때 좌우를 살피듯, 투자하기 전에 기대 수익뿐만 아니라 손실이 나면 그 손실이 얼마나 클지 미리 따져보는 것이 위험 관리의 첫걸음입니다. 모든 투자자들이 다 알 듯하지만 참으로 잘 안 지켜지는 가장 중요한 위험관리, 반드시 실천이 필요합니다. 김해뉴스 박용진 KB증권 김해지점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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