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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교육과 공공재강한균의 경제칼럼
  • 수정 2018.11.21 10:04
  • 게재 2018.11.21 10:01
  • 호수 398
  • 6면
  • 강한균 인제대 명예특임교수(report@gimhaenews.co.kr)

일반적으로 상품은 눈에 보이며 만질 수 있는 재화와 만질 수는 없지만 만족(효용)을 증대시키거나 생산을 증가시킬 수 있는 활동인 서비스(용역)로 구분된다. 수많은 서비스 중에서 교육만큼 인간의 기본권을 지켜주는 것도 드물다.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의 우스갯 말씀이 지금도 씁쓸하게 들린다. 6.25 전쟁 당시 병사들이 총을 맞고 가장 많이 외치던 한 마디는 '빽'이라는 소리였다고 한다.

교육의 혜택을 받아 한글 깨치고 돈 좀 가진 부모를 둔 자녀들은 어떻게든 징집을 피하려고 했던 당시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전 후 못 배운 우리 부모들은 헐벗고 굶주리면서도 자식 교육에는 한을 풀 듯 올인 해 왔다.

결과적으로 세계 최상위권인 70%대에 가까운 한국의 대학 진학률은 압축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최근 사립유치원의 운영비 지출 비리는 명품과 성인용품 구입, 단란주점 술값, 원생들의 식자재 구입에 맥주 막걸리까지 등장하는 등 천태만상이다. 사립유치원 교육은 경찰, 공원, 교량처럼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재에 해당될까.

경제학에서 말하는 공공재의 요건은 소비의 비경쟁성과 비배제성을 요구한다. 비경쟁성은 어느 한 사람이 한강 다리를 자동차로 지났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그 다리를 통과하는데 전혀 방해를 받지 않는 것을 말한다. 비배제성은 아무런 대가를 지급하지 않아도 소비를 할 수 있어 세금 한 푼 안 낸 사람도 한강 다리를 자유롭게 건널 수 있는 소위 무임승차가 가능하다.

사립유치원 교육은 이러한 두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결코 공공재는 아니다. 하지만 정부가 매년 2조원 이상을 지원하고 유아교육법 및 사립학교법에 따라 학교로 분류되어 공공성을 지닌 서비스임에는 분명하다.

한편 사립유치원 측은 교육자의 대우를 받으면서 영리사업자로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한국유치원 총연합회는 사유재산의 공적사용료인 시설사용료를 인정해 달라고 정부에 맞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치원은 대학등록금 뺨치는 귀족교육으로 서민들의 자녀는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맞벌이 부부가 급증하고 2012년부터 정부가 보육·교육비를 지원하면서 유치원 교육은 보편화됐다. 그러나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국·공립의 비중은 낮고 사립유치원생이 전체의 약 75%를 차지하며 사립유치원의 약 87%가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있다.

이번 기회가 우리 사회 저출산정책을 뒤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유아의 보육 문제는 저출산의 큰 원인 중 하나이다. 맞벌이 부부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출근하고 야근 등으로 퇴근 시간이 맞지 않아 안달하며 하루를 보낸다. 그렇게 보육에 쫓기는 젊은 부부들이 둘째 낳고 싶은 마음을 과연 쉽사리 가질 수 있을까.

진정으로 유아 교육에 뜻을 둔 사립유치원들은 설립자의 이념을 살려 학교법인 형태로 전환하고 자영업의 속셈으로 설립한 사립유치원은 유치원 교육에서 점진적으로 손을 떼도록 하자.

정부도 중·고교 무상교육을 전면 실시하기 전에 유아교육의 전액 무상화부터 먼저 실시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자녀 양육 기간 중 유아기 보살핌의 손길이 가장 절실하다. 무상 유아교육 도입은 여성의 노동시장 경력 단절을 보완하고 직장의 생산성도 높이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결혼이 필수라고 생각하는 우리 국민은 48%에 불과하다. 일찍이 영국 옥스퍼드대 '콜먼' 박사는 '대한민국이 지구촌에서 사라지는 최초 국가가 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우리 젊은 부부들에게 '아이는 낳기만 하라. 온종일 돌봄은 국가가 책임지마'라고 정부가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는 것일까. 김해뉴스 강한균 인제대 명예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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