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이영미(30) 씨는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으로 악화되자 두꺼운 마스크를 쓰고 출근길에 나섰다. 파랗던 하늘이 잿빛 먼지에 가려지자 시야도 답답하게 느껴졌다. 이 씨는 온종일 목이 칼칼하고 눈도 따가워 제대로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점령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고농도 미세먼지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중국발 황사까지 겹치면서 숨쉬기 힘든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초미세먼지로 인해 극도의 건조함이나 가려움, 두드러기 등의 피부 질환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매캐한 공기에 호흡기 질환 환자도 늘고 있다. 

 




혈액 통해 전신순환하며 영향
기관지·피부·결막염 등 유발
긴소매 옷 입어 노출 최소화
과일·채소 섭취해 배출해야




■장기간 노출 시 호흡기관 위험
최근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로 들이마신 미세먼지는 60% 가량 폐에 쌓이고 일주일이 지나야 빠져나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세먼지는 머리카락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굵기가 5분의 1에 불과할 만큼 입자가 작다. 
 
특히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미세먼지는 흡수가 잘되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몸에 쌓이면서 염증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김해복음병원 순환기내과 김경호 부원장은 "미세먼지에 포함된 중금속, 유기탄화수소, 질산염, 황산염 등은 크기가 매우 작아 호흡기의 깊숙한 곳까지 도달이 가능하며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순환하면서 우리 신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황사나 미세먼지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는 호흡기 질환으로 기관지염과 천식이 있다. 기관지염은 기관지에 염증이 발생해 상당 기간 기침, 가래, 그리고 심한 경우 호흡 곤란이 생길 수 있는 질환이다. 천식은 거친 숨소리,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이다. 대개 꽃가루나 집먼지 진드기와 같은 천식 유발물질에 의해 발생되는데 황사나 미세먼지가 천식을 유발하거나 더욱 악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미세먼지가 치명적이지만 이중 황산이온이나 질산이온 등은 황사 속 먼지와 흡착되면서 산화물로 변해 호흡과 함께 폐로 들어가게 된다. 이 물질이 폐로 들어가면 염증을 일으키는데 기관지염이나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 대표적이다. 
 
김 부원장은 "이런 물질들은 백혈구를 자극해 혈관 벽에도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전형적인 혈관질환인 동맥경화를 초래해 심혈관 질환이나 뇌혈관 질환의 발생도 증가시킨다. 또 심근경색, 뇌경색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성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가렵고 따갑고… 안과·피부 질환 동반

호흡기 질환 이외에도 눈을 자극해 결막염 발생을 증가시킨다. 결막염은 대개 안구의 통증, 이물감, 눈곱, 가려움, 충혈 등의 증상을 보인다. 
 
특히 황사나 미세먼지는 콘택트렌즈 착용자에게 건조감과 이물감을 악화시킨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눈을 비비는 행위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외부활동 시 인공누액 사용, 안경 착용, 냉찜질 등은 증상을 완화시켜줄 수 있다. 황사 발생 시에는 콘텍트 렌즈보다는 안경을 쓰는 것이 좋지만, 부득이하게 콘텍트 렌즈를 쓰는 경우에는 소독·세정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며 장시간 착용을 피해야 한다. 
 
미세먼지는 눈 건강뿐만 아니라 피부에도 영향을 미친다. 김 부원장은 "피부에도 자극을 줘 가려움이나 따가움, 발진, 발열, 부종 등의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출되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
김 부원장은 황사가 심하거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할 경우 신체 노출부위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긴소매 옷을 입고 미세먼지 마스크(식약처 인증)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특히 수분이 부족할 경우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져 미세먼지 혹은 황사 성분의 침투를 더욱 쉽게 만들기 때문에 충분히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또한 물은 우리 몸에서 황사나 미세먼지에 의해 생성되는 유해한 물질들이 잘 배출되게 해준다.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것 역시 황사나 미세먼지 성분이 몸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 이는 황사나 미세먼지 속 유해 화학물질과 중금속이 우리 몸의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을 증가시키는데 과일과 채소 속에 있는 비타민이 항산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주방에서 고기를 굽거나 튀기는 등 요리할 때에도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한다. 특히 생선을  굽는 때에는 실내의 미세먼지가 치솟는 경우도 있다. 주방후드 가동과 자연환기를 동시에 실시하고 조리 후에도 30분 이상 환기해야 한다. 
 
또한 진공청소기를 사용할 때도 필터로 제거되지 않은 미세먼지가 다량으로 나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실내 외 공기오염도를 고려해 적절한 환기를 실시하고 실내 물걸레질 등 물청소를 하면 좋다. 공기청정기도 주기적으로 필터를 점검·교체해야 한다. 
 
김 부원장은 "외출 후 귀가하면 샤워와 세수, 양치질을 해 몸에 남아 있는 황사와 미세먼지 성분을 제거해 줘야 한다. 특히 눈, 목, 코 안의 점막을 씻는데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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