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일 사망 후  22일간 안치
복음병원 도움 받아 다시 고향 땅



비용 문제로 22일 동안 영안실에 안치돼 있던 고려인 시신이 복음병원과 관계기관의 협조로 가족 품에 안겼다.

김해복음병원은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고려인 A(40) 씨 시신이 지난달 23일 고려인 단체와 생명나눔재단, 복음병원 장례식장의 도움을 받아 화장돼 고향으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2일 오후 11시 20분께 김해의 한 모텔에서 A 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옆방 동료가 발견해 신고했다. 병원 관계자는 "A 씨 주위에 피를 토한 흔적이 있었고 병원 내원 당시 호흡, 맥박도 없어 원인 불명의 사망으로 처리됐다"고 설명했다.

사고 직후 이 소식을 전해들은 김해지역 고려인 연합회 '구소련 친구들'의 황원선 총무는 시신 수습을 위해 본국에 있는 유가족과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A 씨의 어머니는 몸이 좋지 않아 한국으로 올 형편이 안됐고 경제적인 사정 때문에 시신을 인수할 수 없다고 전해왔다. 우즈베키스탄 대사관 측은 관련 서류업무만 처리할 뿐 장례비용은 지급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황 총무는 유가족의 동의를 받아 A 씨의 시신을 처리할 수 있는 대리인이 됐다. 생명나눔재단은 김해시와 협의해 A 씨를 무연고자로 처리한 후 화장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복음병원 장례식장도 최소 금액으로 장례를 진행해주겠다고 나섰다. 이렇게 처리된 유골은 지난달 28일 우즈베키스탄으로 전달됐다.

황 총무는 "A 씨는 2~3개월 전 한국 취업비자를 받아 김해로 왔다. 이주민의 도시인 김해에서 또 다른 A씨가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도움의 손길과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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