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가는 '고딕 소설'… 여성 소외감·공포심 초점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같은 고딕 소설에 매료된 적이 있다면, 손이 갈 만한 소설이다. 미국 고딕 소설의 대가 조이스 캐럴 오츠는 18세기 유행했던 장르 소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평을 받는다.

실제로 '흉가'에 실린 단편을 읽다 보면, 미국 드라마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같은 시리즈물이나 호러 영화에서 본 적 있는 것 같은 기시감이 들 정도다. 소설은 버려진 집, 인형과 같은 공간과 사물을 중심으로 인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때로는 공간과 사물이 주인공 역할을 한다.

흉가에 드나드는 소녀, 남자 친구에게 버림받은 미혼모, 매일 강간당하는 꿈에 시달리는 물리학자의 아내 등 다양한 여성 인물들이 등장한다. 등장하는 남성은 여성에게 '적극적인' 가해를 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무관심하고 자신의 성취에 매몰돼 있다는 특징이 있다. 여성의 소외가 공포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현실에서도 생각해 볼 묵직함이 있다.

부산일보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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