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연합뉴스]

한국 의료계와 교육계 발전에 평생을 바친 인당(仁堂) 백낙환(사진·92) 전 인제학원 이사장이 지난 7일 오전 5시 22분 서울 백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고인은 1926년 평안북도 정주군에서 태어나, 백병원의 창립자이며 큰 아버지인 백인제 박사의 뜻에 따라 경성제국대학 예과(서울대 의대 전신)에 진학하면서 외과의사가 됐다. 한국전쟁 중 백인제 박사와 아버지 백붕제 변호사가 납북되자, 1961년 유산처럼 남겨진 백병원의 3대 원장으로 취임해 병원을 재건했다. 이후 1979년 부산백병원, 1989년 상계백병원, 1999년 일산백병원, 2010년에 해운대백병원을 개원했다. 현재 백병원은 전국 5곳에서 3500여 병상, 연 450여만 명을 진료하는 의료기관으로 발돋움했다.

고인은 1979~1998년 백중앙의료원 의료원장, 1989~2000년 인제대학교 총장, 2000~2014년 학교법인 인제학원 이사장을 역임했다. 또 1984년 대한병원협회 회장(22~23대), 대한외과학회 회장(37대), 한국병원경영학회 초대 회장, 대한소화기병학회 회장 등을 지내며 의료계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고인은 당대 외과의사로도 이름을 떨쳤다. 우리나라 최초로 소아 선천성 거대결장에 대한 '스완슨 수술법' '골반내장전적출술'을 시행했다.

백 전 이사장은 교육자로서 교육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는 1979년 큰아버지 백인제 박사의 또 다른 꿈이었던 인제대학교를 세웠다. 인술제세(仁術濟世)·인덕제세(仁德濟世)의 창립이념을 실천하며 학교법인 인제학원을 성장시키는 등 평생 교육과 의료, 봉사에 헌신했다.

안타깝게도 고향 땅에 백병원을 설립하겠다는 뜻을 이루지 못한 채 고인은 눈을 감았다. 평생 통일을 염원했던 그는 북한 결핵어린이 돕기, 북한수액공장건립 지원, 개성공단 내 응급의료시설 운영 등 남북관계 개선에 앞장섰다. 또 다양한 민족 선각자의 나라사랑 정신 계승 활동을 펼쳐1983년 국민훈장 목련장, 2002년 국민훈장 무궁화장, 2010년 보훈문화상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숙란 여사와 아들 계형, 도형(숭실대 철학과 교수), 딸 수경, 진경(인제대 멀티미디어학부 교수), 며느리 엄인경, 김혜경(인제대 인문문화융합학부 교수), 사위 전병철(인제대 나노공학부 교수) 씨가 있다. 장례식은 가족장으로 진행되며,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0일 오전 9시이며, 장지는 천안공원묘지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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