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방 '밀키와 친구들'의 윤연휘 대표가 작업을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경민 기자


반려견 캐릭터 '밀키와 친구들'
일본서 디자이너로 일하며 개발
최근 아이스퀘어몰서 공방 개점



우유처럼 하얀 털을 가진 치와와 '밀키'는 커피공화국에서 살고 있다. 카페오레를 연상케 하는 까만 보스턴테리어 '오레'와 카푸치노의 거품을 닮은 푸들 '치노'도 함께이다. 커피 종류에서 이름을 따 온 '바닐라', '마끼'도 사이좋은 친구들이다.
 
캐릭터 작가 윤연휘(44) 대표는 지난달 22일 김해 부원동 아이스퀘어몰 1층에 공방 겸 매장인 '밀키와 친구들'의 문을 열었다. 그는 이곳에서 자신이 개발한 캐릭터관련 작품들을 제작·판매한다. 엽서, 수건, 파우치, 에코백, 가죽가방 등 다양한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윤 대표는 "밀키는 가족이 키우던 치와와 '파티'를 모델로 만든 캐릭터이다. 파티는 호기심도 겁도 많은 작은 강아지였다. 이마가 튀어나오고 눈이 동그란 게 너무 사랑스러웠다. 옆모습이 특히 좋아서 옆모습을 먼저 그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10년 전 일본에서 갑자기 커피 붐이 일었다. 커피에 빠져 기구들을 사서 즐기기 시작했다. 매일 아침마다 마시는 커피 한 잔이 큰 행복으로 다가왔다. 밀키를 이렇게 행복한 커피왕국에 살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커피공화국에 사는 강아지들로 작업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 캐릭터 ‘밀키와 친구들’.

윤 대표는 국민대학교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97년 10월 일본의 디자인회사 ㈜르쁘라에 디자이너로 입사했다. 주로 홈 인테리어 소품을 제작하는 회사였다. 미싱 산업의 거점도시인 오카야마에 소재한다. 일본말을 한마디도 하지 못했던 그는 높은 실기점수로 합격하게 됐다. 
 
결혼 후 오사카로 이주해 ㈜이마이베이비, ㈜카가쇼카이에서 10년 간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카가쇼카이는 유명 캐릭터를 차용해서 문구제품을 제작하던 곳이다. 회사 대표는 어느 날 윤 대표에게 자체 캐릭터 개발을 주문했다. 반려견 콘셉트를 원했다. 윤 대표는 밀키와 친구들을 개발했지만 회사의 사업은 갑자기 무산됐다.
 
윤 대표는 "아쉬운 마음에 캐릭터를 그려 넣은 가방을 만들기 시작했다. 경매 온라인사이트에 작품을 올렸더니 원화로 70~80만 원까지 거래가 됐다. 예상치 못한 일이라 굉장히 놀랐다. 이에 힘입어 2008년 온라인 숍을 오픈했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자신의 강아지와 닮은 캐릭터를 주문해왔다. 물량이 늘면서 공장을 통해 제작하고 직원도 채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주문생산을 받아 담요, 시계 등 생활용품을 만드는 입체작업을 주로 했다.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쯤 됐을 때다. 그 무렵 사업은 잘 진행되는 듯했지만 윤 대표는 한국이 너무 그리웠다. 부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시고 나니 고향을 향한 향수는 더 깊어졌다. 그는 고민을 거듭한 끝에 지난해 한국에서 특허를 내고 일을 시작했다.
 
윤 대표는 "내년 봄 즈음 '밀키와 친구들'을 다룬 동화책을 내려고 한다. 현재 작업을 하고 있다. 김해의 지명을 넣어 이야기로 풀어보려 한다. 동화책을 시리즈로 내다보면 훗날 애니메이션 영화도 제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행복한 꿈을 꾸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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