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원재 김해뉴스 독자위원·김해문화네트워크 대표

손끝과 발끝이 얼어붙는 겨울. 낙동강 바람은 매섭지만 그 추위가 우리의 마음까지 얼려버리지는 못하기를 바라면서 따듯한 겨울을 꿈꾼다.

최근 유비쿼터스를 기점으로 더욱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기술 환경. 그 속도를 가늠하기 힘들지만 그런 변화의 중심에 있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다.

그 동안 많은 키워드가 거쳐갔다. 최근 들어선 '플랫폼'의 시대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플랫폼으로 성공한 마케팅 사례가 대거 등장하면서 또한번 새로운 변화를 감지하게 된다.

산업혁명부터 시작된 제조업 중심의 패턴이 이제는 금이가고 있다. 제조업에서 탄생한 상품들이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경쟁상품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얼마전부터 다양한 매체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우버, 에어비앤비, 카카오등이 주요 관심사로 등장한 것도 이같은 세태의 반영이 아닐까.

이제부터 우리는 사회적 현상이 변해가는 흐름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그런 변화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본질을 파악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현상에만 집중하다가는 큰 틀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의 핵심은 이전과는 조금 다른 가치인 '개방과 공유'이다. 개인주의로 치닫고 있던 현대사회에서 이러한 플랫폼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시도는 어쩌면 위험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김해는 어떨까. 수많은 사업체들이 모여 있는 김해. 그 속에서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면서 한걸음씩 나아가는 사람들. 그 과정에서 플랫폼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게 열심히 살면서도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다.

제대로된 플랫폼은 '가치'를 통해 하나의 장으로 끌어들여져야한다. '가치'가 잘 설명되고 동의가 되어야 플랫폼으로서 기능이 시작된다. 플랫폼이 안되는 이유는 제품, 사업, 결과에만 집중하여 가치에 대한 충분한 동의를 끌어내어야 한다. 

이제, 김해는 무엇을 시작해야 할까? 

개인적으로 김해가 좋은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 많은 이들이 공동의 목표와 가치를 설정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거대한 '행복도시 김해' 플랫폼이 가능하기 위해서 지금 힘들더라도 보다 친절한 설명과 다양한 참여의 창구가 있어야한다. 그리고 그 참여가 그저 스치는 소리로 끝나지 않고 제대로 반영되고, 그래서 조금씩 흩어진 불신들이 신뢰로 모여져야한다.

진짜 공유는 50을 주고, 50을 받는 것이 아니다. 힘든 일이겠지만 100을 주고 100을 받을 수 있어야 제대로 된 공유다. 어쩌면 정말 합리적일 수 없는 일일 수 있겠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의 의미는 가장 비합리적일 때 시작되는 것 같다. 주변이 아니라 내가 변하는 일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진실로 사랑한다는 건, 자아의 무게에 맞서는 것인 동시에, 외부 사회의 무게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는 건 참 가슴 아픈 일이지만, 누구나 그 싸움에서 살아남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실의 시대'를 쓴 무라카미 하루키가 한 말이다. 

나 역시 김해가 좋은 플랫폼이 될 때 함께 그 싸움에서 살아남게 될 것이라 믿고 싶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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