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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의 경제강한균의 경제칼럼
  • 수정 2018.12.12 10:01
  • 게재 2018.12.12 09:57
  • 호수 401
  • 6면
  • 강한균 인제대 명예특임교수(report@gimhaenews.co.kr)

역설이란 '일반적으로 옳다고 생각되는 것에 반대되는 표현’을 말하며 논리적으로 자기모순에 빠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상당한 진리를 암시하고 있다.

네이버 어린이 백과사전에 이발사의 역설(패러독스)이라는 흥미로운 일화가 소개되어 있다. 어느 마을에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어떤 이발사가 있었다. 어느 날 한 친구가 이발사에게 “너의 경쟁 상대가 누구냐”고 물었더니 “나의 경쟁 상대는 없어. 이 마을에서 스스로 자기 수염을 깎는 사람 외에는 모두 내가 수염을 깎아 준다네”라고 자신만만하게 답했다. 이 말을 들은 친구는 문득 궁금해져 "자네의 수염은 누가 깎는가"라고 되물었다.

이발사는 자기의 수염을 스스로 깎을까? 먼저 이발사 스스로 자기 수염을 깎는다고 가정해보자. 자기의 수염을 스스로 깎는 사람에 대해서는 이발사가 수염을 깎지 않는다고 했으므로 자기 수염을 이발사 자신이 깎을 수가 없다.

반면 이발사 스스로 자기 수염을 깎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자. 이발사는 스스로 자기 수염을 깎지 않는 모든 사람에 대해서는 이발사가 직접 수염을 깎는다고 했으므로 자기 수염을 깎는 셈이 된다. 결국 이발사는 자신이 한 말로 인해 자기의 수염을 깎을 수도 깎지 않을 수도 없는 '역설의 덫'에 걸린 처지가 돼버렸다.

한 때 미국 여고 농구경기에서 '최선이 최악'의 결과를 초래한 역설의 사례도 있었다. 텍사스 주 코버넌트 스쿨은 댈러스 아카데미를 100-0으로 이겼고 승리 팀의 코치는 학교로부터 해임 당했다.

댈러스 아카데미는 집중력이 부족하거나 난독증을 앓는 전교생 20명 중 8명으로 농구팀을 꾸렸고 최근 4년 동안 1승도 못 올린 약체 팀이었다. 여론은 코버넌트 스쿨의 인정사정 없는 무자비한 승리를 맹비난했다.

코버넌트 스쿨 코치는 '우리는 경기에 최선을 다했다. 100점차로 이긴 것은 상대를 동정하기 보다 오히려 존중하려고 했던 것이다'라고 반박했고 상대팀에 사과를 거부한 그는 결국 쫓겨났다.

이러한 역설의 현상은 현실 경제에서도 나타난다. 개인이 저축을 많이 하면 미래의 소득이 늘어나 바람직하지만 모든 국민이 소비하지 않고 저축한다면 기업이 생산한 물건은 팔리지 않고 재고가 쌓여 경제는 침체된다. 개별 경제 주체의 올바른 행위가 전체적으로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소위 '합성의 오류'이다.

2007년 「비정규직보호법」에서는 기간제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비정규직 근로자를 2년 이상 고용할 경우 반드시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하지만 사업주는 정규직으로 자동 전환하는 대신 2년이 되기 전에 근로계약을 파기하는 편법을 사용한다.

내년부터 실시 할 대학 시간강사의 처우 개선을 위한 「강사법」은 대학교육의 위기를 부를 것으로 대학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시간강사 임용기간을 1년  이상으로 하고 재임용 절차를 3년까지 보장하며 방학 기간 급여 지급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벌써 대학들은 시간강사 수와 졸업학점을 줄이고 전임교수의 강좌를 늘리며 대형 강의로 전환하는 등 온갖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

저임금 근로자의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은 역설적으로 저소득층의 일자리를 줄이고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올해 3분기 월평균 가계소득은 상위 20%가 하위 20%의 5.52배로 11년 만에 최악의 빈부격차를 기록했다.

미국 '척 스윈돌' 목사의 '삶의 역설' 한 구절이 생각난다. '줄을 끊으면 연이 더 높이 날을 것 같지만 땅바닥으로 추락하고 불행을 없애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정작 무엇이 행복인지도 깨닫지 못하게 된다'라고. 김해뉴스 강한균 인제대 명예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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