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생 황새 4마리가 김해 화포천 습지 내 연밭에 머물며 쉬고 있다. 사진제공=조재천 생태조류작가



‘봉순이’ 이어 최근 4마리 방문
 서식 생태계 최적지 증명
 시, 단계적 방사장 유치 추진
 관찰 공간 등 경제 효과 기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김해 화포천에 최근 야생 황새 4마리가 나타나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앞서 김해시는 문화재청이 추진하는 '황새 단계적 방사장' 유치 의사를 밝힌 터라 이번 황새들의 방문으로 사업 추진에 더 큰 자신감을 얻게 됐다. 환경 전문가들은 화포천에 황새 방사장이 조성된다면 친환경 농업 확대는 물론 자연친화적인 생태관광지로서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화포천에 날아든 반가운 손님
김해시는 지난 10일 오후 4시께 화포천에서 천연기념물인 황새 4마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2016년 봉순이가 떠난 후 화포천에서 황새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황새들은 18일 현재까지 화포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황새 다리에 개체 고유번호가 표기된 가락지가 없는 것으로 보아 중국, 러시아에서 월동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야생 황새로 추정된다.
 
시 친환경생태과는 최근 황새들의 기력 회복을 위해 미꾸라지 10㎏, 메기 2㎏을 인근 논에 방류했다. 시는 황새들이 머무는 기간 동안 먹이를 공급할 예정이다.
 
환경단체 '자연과 사람들' 곽승국 대표는 "황새들이 한파를 피해 따뜻한 남쪽으로 온 것 같다. 친환경 농업 등 주변 환경이 좋아진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황새는 특성상 한 번 방문한 곳은 다시 돌아오는 습성이 있다. 휴식 장소에 먹이가 풍부하고 환경이 좋다면 내년에 또 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 지난 10일 김해 화포천 습지를 찾아온 야생 황새가 주변을 살피고 있다.

 
■시, 황새 단계적 방사장 유치 전력
황새는 멸종위기 1급 보호동물로 전 세계에 25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문화재청은 내년 상반기부터 '황새 단계적 방사장' 선정에 적합한 지역을 찾기 위한 용역을 진행한다. 단계적 방사장에서는 짝을 이룬 황새들을 최소 6개월 이상 머물게 하며 번식을 유도한다. 부모로부터 독립한 새끼들은 일정기간 방사예정지역에서 사육한 이후에 방사된다.
 
현재 황새 단계적 방사장이 조성된 곳은 충남 예산군 1곳뿐이다. 용역을 맡은 한국교원대 한국생태연구원은 전국 20여 곳의 황새 도래지를 대상으로 생물조사와 생태계 위험·교란 요인 조사, 서식지 평가 모델링을 진행할 방침이다.
 
황새생태연구원 김수경 선임연구원은 "황새는 논을 포함한 습지생태계의 최상위에 있는 포식자다. 황새가 서식하는 지역은 안정적인 먹이 피라미드가 구축돼 있고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김해시는 화포천을 황새 서식지로 조성하기 위해 황새 방사장을 유치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화포천은 일본 도요오카시에서 자연방사한 황새 2세대 '봉순이'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찾던 지역으로 지난해 11월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시 관계자는 "용역 결과 화포천이 적합한 환경으로 평가된다면 단계적 방사장 조성사업 공모에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민, 지자체 관심 절실
지역 관계자들은 이곳에 황새 단계적 방사장이 조성된다면 지역 발전의 원동력이 될 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가치도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역민의 관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수경 선임연구원은 "지역 주민들의 관심도도 용역 평가항목에 포함되는 만큼 생태 보전을 위한 지자체의 노력과 주민들의 참여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호(김해시을) 국회의원은 "야생황새 4마리가 화포천을 찾아 월동하고 있는 것은 화포천이 황새가 살아갈 수 있는 최적지임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단계적 방사장이 들어서면 지금 화포천을 찾는 시민들을 위한 체험 관찰 공간은 물론 교육 공간, 관광지, 경제적 활용까지 이뤄질 것이다"고 기대했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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