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두희 김해뉴스 독자위원·전 김해시테니스협회 회장

1958년부터 3년동안 중국에서 수천만 명이 굶어 죽는 인류 최악의 참사는 모택동의 말 한 마디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농촌을 순방 중이던 모택동이 곡식을 쪼아 먹던 참새들을 보면서 "저 새는 해로운 새다. 식량이 부족한데 참새가 그 귀중한 곡식을 쪼아 먹는다"라고 말했다. 이 한마디에 '참새 섬멸 총 지휘부'가 만들어졌고, 얼치기 지식인과 행동 대원들은 바람을 잡았다. 국책 연구기관에서도 "참새 한 마리가 매년 2.4kg의 곡식을 먹어치운다. 참새만 박멸해도 70여만 명 분량의 곡식을 더 수확할 수 있다. 역시 모택동의 혜안"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이후 참새 소탕 작전이 벌어졌고 전 국민이 나서는 바람에 전국의 참새는 씨가 마를 정도로 급격하게 그 수가 줄었다. 소탕하는 동안 공산혁명의 서슬이 시퍼렇던 시절에 누구하나 "이건 아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 결국 참새 소탕작전은 대성공을 거두었고 식량난이 해소 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참새들이 사라지자 메뚜기를 비롯한 해충들이 창궐하기 시작했다. 농작물은 초토화 돼 버렸다. 그로 인해 3년 동안 3000여만 명이 굶어 죽는 참사가 발생하였다.

그렇다면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은 어떠할까?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정책을 앞세워 최저임금을 급격히 상승시키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했다. 또 주 52시간으로 노동시간을 제한하는 등 기업이 세계 기업들을 상대로 경쟁력을 갖기 힘든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 동안 여권의 실세들 중 누가 "이건 아니다"라고 말한 인사가 있었던가?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면 이 정권 지지자들로부터 무차별적인 문자 폭탄에 신상까지 털리다 보니 모두가 입을 닫고 말을 못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그 와중에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정책 수정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사의를 표명했다. 이는 그나마 모택동과 참새에 비유된 상황보다 우리의 상황이 다소 희망적인 부분이다. 최근에는 노무현 정권시절 노동부장관을 지낸 김대환, 이상수 두 사람도 현 정권의 경제 노동 정책에 대해서 "이렇게 못할 줄 몰랐다"며 정책 수정의 필요성에 동참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 경제 정책들에 대해 다수 경제학자들은 '마차가 말을 끄는 형국이다'라는 말을한다. 모택동의 참새 발언과 같이 눈치보는 지식인과 언론, 정책 연구 기관 등이 한목소리로 기업의 목을 조이고 투자 의지를 꺾고 있다.

최근 제조업 가동률을 분석한 통계자료를 보면 공장 10곳 중 3곳의 가동이 중단된 상태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쏟아지는 기업 규제 정책은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다. 질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 특히 제조업이 살아야 일자리가 만들어지는데 규제는 수도 없이 늘어났다.

얼마 전 분식가게에서 어묵을 먹으면서 "아주머니 요즘 좀 어떠십니까?"라고 물었다. 아주머니는 "나 같은 어묵 파는 노점상도 불경기 상황을 다 아는데 왜 그 똑똑한 청와대 양반들과 높으신 분들만 모르는지 이해가 안된다. 내년이 더 안 좋을 것 이라는데 어찌해야 할지 걱정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정부는 소득주도 경제 정책의 여러 가지 부작용을 우려해 수정안들을 내놓고 있다. 늦었지만 희망을 가져 본다. 국민들이 힘들다고 곳곳에서 아우성이다. 국민이 원하는 방향대로 수정을 할지, 아니면 지지자들의 눈치를 보는 정도에서 그칠지 지켜볼 것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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