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평상시에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특이하면서도 아주 중요한 시그널이라 할 수 있다.

내년 말 미국의 경제 성장률 하락에 대한 우려로 미국국채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채 10년물 금리가 급락했다. 이는 나 홀로 호황국면을 즐기던 미국 경제조차 경기침체로 인해 디플레이션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것이며, 이는 화폐 가치의 상승을 의미한다.

예전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지 못했던 이유가 경기둔화에 기반한 것이라면,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중지가 자산시장에 도움이 안될 수도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즉, 경기둔화 및 성장률 저하로 인한 금리인상 중지는 부동산에도 도움이 안되고 자산 가치의 본격적 하락의 신호탄을 의미할 수도 있다. 반대로 성장이 잘 나오면서 금리를 느리게 인상하면 자산가치는 상승할 수 있으나 미국, 유럽, 중국 등의 경기둔화는 확정적이라 봐야 할 것이다.

요즘 국내외 금융시장의 최대 화두 중 하나가 채권수익률곡선(yield curve)이다. 국내 시장이든 미국 시장이든 예외 없이 곡선이 편평해지고 있다(curve flat). 채권수익률곡선은 각 채권 만기 별로 서로 다른 금리 수준을 이은 선이다. 그 곡선이 가파르게 서지 못하고 축 늘어져 있다는 것은 장기금리가 상대적으로 큰 폭 하락하고 있다는 의미다. 떨어지는 장기금리에는 먼 미래 경기가 악화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반영되어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미국의 경제 위기가 일어나기 1~3년 전에 발생해 왔다. 지난 20년간 3번 정도 발생했고 가장 최근이 2006년이다. 당시 장단기 금리가 완전히 역전되었고 리먼브라더스 등이 파산하면서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2020년 상반기를 마지막으로 연방준비위원회(Fed)는 더 이상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것이며 내릴 수도 있다는 것이 시장의 일반적 의견이다. 이는 5년 후에는 금리가 하락해 있을 것으로 봐야 한다는 뜻이다.

채권시장발(發) 경기 둔화 공포는 증시에도 악재이며, 원화를 포함한 국제금융시장 전반에 위험자산 회피(risk off) 분위기가 만연하다. 일반적으로 채권 금리는 통상 장기물일수록 더 높다. 그런데 이렇게 역전이 된 이유는 2~3년 뒤까지는 지금보다 금리가 조금 더 오르겠지만, 2022~2023년엔 금리가 오히려 내려갈 것이라고 본다는 의미이다. 이때부터 미 중앙은행(Fed)은 지금과는 반대로 금리 인하를 본격화할 것이다. Fed가 금리를 내리는 이유는 경기를 살리기 위함이다.

금리 폭락으로 결정타를 맞는 곳은 은행이다. 은행들은 통상 금리가 낮은 단기 자금을 조달해 금리가 높은 장기로 대출해주면서 그 금리차이를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2019년 우리 나라의 금융시장은 세계 경기와 미국의 통화정책 경로, 이에 따른 달러화의 흐름에 연동하여 변동성을 키워나갈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상반기 세계 경기는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고,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해서도 속도조절론이 대두되고 있어 시장에 대한 기대를 해 볼 수 있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해뉴스 유범재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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