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함께 살고 있는 노령견이 얼마 전부터 평소와는 좀 다른 행동을 보입니다. 전에는 쉽게 하던 행동을 머뭇거리면서 잘 못할 때도 잦습니다.

A. 반려견이 나이가 들면서 몸의 다른 기관들은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만 뇌가 노화해서 병변이 일어나는 질병이 있습니다. 바로 '인지기능장애증후군', 쉽게 말해 '치매'입니다. 이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MRI 검사가 필요합니다.

보호자가 자신의 반려견이 인지기능장애증후군에 걸렸는지 간단하게 확인해 볼 수 있는 행동변화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공간을 파악하는 능력이 결여됩니다. 예를 들면, 친숙한 공간에서 방향을 잃고 헤매거나 장애물에 걸려 어쩔 줄 몰라합니다.

둘째, 평소에 친하게 지낸 동거견이나 가족들과의 관계가 변화할 수 있습니다. 보호자가 쓰다듬는 것을 거부한다던가 아니면 반대로 보호자에게 더 집착하고 관심을 유도하는 행동을 보입니다.

셋째, 활동량이 증가합니다. 목적 없이 계속 돌아다니거나 쉬지 않고 짖거나 하울링 등의 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식욕이 더 많아지고 밥 먹는 속도가 더 빨라지기도 합니다.

넷째, 활동량의 감소 또는 무기력입니다. 그루밍이 감소하고, 자극에 반응하지 않고, 식욕이 감소하기도 합니다.

다섯째, 불안과 과민함이 증가할 수 있으며 여섯째, 낮과 밤의 생활리듬이 바뀌고 수면 주기가 불규칙적일 수 있습니다. 일곱째, 학습 및 기억력의 상실입니다. 예전에는 대소변을 잘 가렸으나 잠자리 등 여기저기 배변을 할 수 있습니다. 전에는 잘 알아들었던 지시어에 반응하지 않기도 합니다.

인지기능장애증후군을 보이는 반려견이 위의 행동을 모두 보이는 게 아니라 특정 몇 가지의 행동만 관찰될 수도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인지기능장애증후군을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초기에는 약물치료, 항산화제, 영양제의 도움으로 악화되는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만약 위와 같은 행동변화를 보인다면 동물병원에 내원하셔서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김해뉴스 율하베스트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경남수의사회 김해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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