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UAE 조별 라운드 C조 필리핀과의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 공격수 황의조가 첫 골을 넣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59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정상 탈환을 노리는 대한민국이 조별리그 개막전에서 본선 무대에 데뷔한 필리핀을 상대로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따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리핀과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22분에 터진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59년 만의 정상 복귀에 힘찬 시동을 걸었다. 한국은 필리핀과의 역대 A매치 상대전적에서 무실점 8연승 기록을 이어갔다.

또 지난해 8월 한국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벤투 감독은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무패 행진을 8경기(4승 4무)로 늘렸다.

반면 스웨덴 출신의 명장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이 지휘한 필리핀은 처음 출전한 아시안컵 본선 첫 경기에서 한국의 벽에 막혔다.

첫 단추를 잘 끼운 한국은 오는 12일 오전 1시 최약체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벤투 감독은 황의조를 원톱에 세우고 좌우 날개에 황희찬(함부르크)과 이재성(홀슈타인 킬)을 배치했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공격형 미드필더, 기성용(뉴캐슬)-정우영(알사드)가 더블 볼란치(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고, 포백 수비라인에는 '전북 3총사' 김진수, 김민재, 이용과 주장 완장을 찬 김영권(광저우)이 포진했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빗셀 고베)가 꼈다.

아시안컵 첫 경기에 나선 필리핀은 원톱에 하비에르 파티뇨를 내세운 5-4-1 전형으로 나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3위인 한국은 116위인 필리핀을 상대로 완승을 기대했지만, 필리핀의 밀집 수비에 막혀 고전했다.

필리핀은 수비수 다섯 명을 세운 수비라인에 세운 촘촘한 수비전술로 한국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왼쪽 날개로 나선 황희찬이 특유의 저돌적인 플레이로 측면에서 활발하게 돌파를 시도해 공격의 활기를 불어넣었다.

하지만 공격의 흐름을 끊는 부정확한 패스와 마무리의 세밀함 부족으로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 지루한 0-0 균형을 이어갔다.

오히려 필리핀의 반격이 매서웠다. 필리핀은 역습 상황에서 다이스케 사토의 간결한 롱패스에 이은 파티뇨의 발리슛으로 한국을 골문을 노렸다. 골키퍼 김승규의 선방으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한국은 전반전 볼 점유율을 71%-29%까지 가져가면서 경기를 지배했고, 슈팅 수에서도 8대2로 필리핀을 압도했지만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창출하지 못했다.

후반 들어서도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후반 13분에는 기성용의 부상으로 황인범(대전)을 대신 투입해 교체카드 1장을 예기치 못하게 사용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18분 구자철을 빼고 이청용(보훔)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이청용이 들어오자 패스 조직력이 살아난 한국은 마침내 필리핀의 골문을 열어젖혔고, 쉴새 없이 골문을 두드리던 황의조의 발끝에서 고대하던 첫 골이 터져 나왔다.

후반 22분 이청용의 찔러주는 패스를 받은 황희찬의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공을 중앙으로 흘려주자 황의조가 오른발로 터닝슛을 강하게 시도해 득점에 성공했다.

이청용이 공간패스를 통해 득점의 시발점 역할을 했고, 어려운 각도에서의 황의조의 깔끔한 마무리능력이 돋보였다. 답답한 흐름을 깨는 가뭄의 단비 같은 선제골이었다.

벤투 감독은 후반 40분 이재성 대신 주세종(아산)을 투입해 비교적 수비적인 운영을 펼치며 1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김해뉴스 디지털미디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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