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 고혈압을 앓고 있던 김 모(58) 씨는 갑자기 발음이 어눌해지며 팔다리가 저린 증상을 느꼈다. 김 씨는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온 터라 뇌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덜컥 겁이 났다.

겨울철 급격한 기온변화로 뇌혈관 질환자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를 분석한 결과 겨울철(12월, 1~2월) 뇌혈관질환 사망자는 6만 895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래봄병원 임용빈 병원장(신경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뇌졸중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혈관 막히거나 터지는 뇌 손상
과체중·당뇨·고혈압 위험 요인
의심 증상 보이면 신경과 찾아야
재발 가능성 있어 예방약 복용




■흡연자·과체중·고혈압 환자 '위험'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져서(뇌출혈) 사망에 이르거나 뇌 손상으로 인한 신체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뇌졸중은 우리나라 3대 사망 원인 중 하나로 단일 질환으로는 사망률 1위 질병이다. 7일 대한뇌졸중학회가 발표한 ‘대한민국 뇌졸중 역학보고서 2018’에 따르면 현재 뇌졸중 유병률은 1.71%로, 성인 60명 중 1명이 뇌졸중 환자로 조사됐다. 또 국내서 해마다 10만 5000명의 새로운 뇌졸중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임 병원장은 "날이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하는 데 동시에 혈압이 올라가면 뇌출혈 가능성이 커진다. 또 운동을 잘 안하고 움츠려 있는 습관들이 혈액순환을 방해하게 된다. 노폐물이 쌓이면 혈관에 혈전이 만들어져 뇌경색 발병률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알려진 뇌졸중의 위험요인은 흡연과 과체중, 당뇨병, 고혈압이다. 또 신체활동이 부족하거나 이상지질혈증을 앓고 있는 경우에도 뇌졸중의 요인이 된다. 고령화될수록 발병 위험도 커진다.
 
임 병원장은 "세월이 지날수록 혈관의 탄력이 떨어지며 혈압변화 적응이 어려워진다. 혈관이 딱딱해지면서 좁아져 막히거나 터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층의 경우 식습관이나 고지혈증, 심장질환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뇌졸중의 초기 증상은 한쪽 마비, 갑작스런 언어장애와 시야장애다. 또 어지럼증과 심한 두통이 올 경우도 마찬가지다. 특히 젊은 층은 뚜렷한 전조 증상이 와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바로 병원을 찾지 않고 방치하다가 위험한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증상 발생 후 빨리 병원 찾아야
뇌졸중의 치료는 증상 발생 후 빨리 시작해야 결과가 좋다. 만약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 없이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가족이 올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야간이나 주말이라고 외래 진료 시까지 기다려서도 안된다. 다리를 주무르거나 바늘로 손발 끝을 따면 위험하다. 의식이 혼미한 환자에게 물이나 약을 먹이지 말아야 하며 찬물을 끼얹거나 뺨을 때려서도 안된다.
 
임 병원장은 "적정한 치료를 위한 골든타임(최적시기)은 3시간~4시간 30분 이내이다. 신경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치료시기를 놓치면 후유증이 남는다. 편마비나 언어장애, 삼킴장애 등이다. 치료 시 막힌 혈관을 다시 흐르게 뚫어주면 호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뇌졸중의 증상을 조기에 인지하고 신속하게 대응해 적정한 치료를 받으면 장애 없이 치료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예방·관리법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 병원장은 "고지혈증, 심장 부정맥 등이 있는지 평소 자신의 건강상태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혈관의 탄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운동도 열심히 해야 하며 노폐물이 쌓이지 않도록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 식습관을 길러야 한다. 뇌졸중이 온 적이 있다면 재발 가능성도 있어 아스피린과 같은 예방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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