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1번째 어린이전용도서관
2만여권 장서에 5000권 추가 예정
특화된 각종 방으로 열람동 구성
학습실·생활강좌 없는 참 독서공간

"재미있는 책 놀이터 같아요. 매일 책 읽으러 올래요."
 
율하초등학교 3학년 이도현·김수민 두 어린이는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열람공간에서 두 다리를 쭉 뻗고 책을 읽었다. 다른 도서관처럼 어린이실에 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 도서관의 주인은 어린이라고 말해주니 깜짝 놀라며 더 좋아했다.
 
김해기적의도서관이 30일 정식 개관했다. '기적의도서관'은 '책읽는 사회 문화재단'이 지방자치단체들과 함께 2003년부터 진행해 온 어린이전용도서관 건립 프로젝트로, 김해는 전국에서 11번째로 기적의 도서관을 가지게 되었다.
 

 

 

▲ 2층에서 내려다 본 1층 내부. 라임, 오렌지, 엘로우 3색을 주조색으로 꾸몄다.
라임, 오렌지, 엘로우 3색을 주조색으로 하는 도서관 내부는 차분하면서도 은은한 분위기다. 서가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제작되었다. 영유아룸, 아빠랑 아가랑, 신화의방, 별따러 가는 길, 4차원의 방, 책나라, 녹색의 방, 모둠토론방 등으로 구성된 열람동도 책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꾸며졌다. 어깨동무담, 율하연못 등으로 외부공간도 예쁘게 단장되었다.
 
현재까지 2만여 권의 장서가 들어왔고, 연내에 5천 권의 장서를 더 구입할 계획이다. 어린이도서가 위주이지만, 어린이를 데리고 도서관을 방문하는 부모들을 위한 성인용 도서도 있다. 청소년 도서 코너와 환경도서 코너도 준비되었다.
 
기적의도서관 김은엽 사서는 "이용자들의 도서 이용 실태를 계속 파악하며 장서 개발을 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도서관은 다른 나이 다른 성별의 어린이들이 만나, 책을 읽고 나누는 공간이다. 기적의도서관은 책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과 독서문화를 위주로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서관을 독서실 공간으로 만들어버리는 학습실, 도서관 기능을 흐리게 하는 생활강좌 등은 기적의도서관에 없다. 서울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도서관이 학생들의 학습실로 전락해 버리는 것을 우려해 학습실과 생활강좌 등은 따로 설치·운영하는 추세이다. 기적의도서관은 도서관 본래의 기능을 지켜가는, 책이 주인인 도서관이다. 책을 주제로 한 동아리, 독서 관련 프로그램 등은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 '4차원의 방' 아래 오목공간. 아이들은 자기 방석을 골라 공간 안 어디든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다.
2005년 장유도서관을 시작으로 진영한빛도서관을 거쳐 기적의도서관에서 근무하는 김은엽 사서는 "기적이라는 말이 흔해졌지만, 기적의도서관 개관 준비를 하면서 '기적'이라는 말을 다시 새기게 되었다. 이 도서관을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기적이 생겼으면 좋겠다"라며 "사서로서 기적의도서관 시작을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도서관 행정운영을 이끌어갈 김기혜 담당은 "우리 지역 어린이들이 훗날 기억하는 첫 번째 고향이 기적의도서관이 되기를 바란다"며 개관의 기쁨을 전했다.
 
시범 운영 중이던 지난 25일에도 이미 많은 시민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도서관을 방문했다. 율하 푸르지오아파트 주민 이춘옥(60) 씨는 "여섯 살 손녀 수영이가 한참 책을 많이 읽을 때인데 이런 도서관이 생겨 정말 반갑다"며 매일 손녀를 데리고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해기적의도서관은 어린이는 물론, 어르신과 부모님들도 이용할 수 있다. 개관을 기념하는 다양한 문화행사 일정은 표를 참고. 참가자 사전 접수. 위치/김해시 장유면 율하1로 55(김해시 장유면 율하리 1407). 이용시간/오전 9시~오후 6시. 휴관일/마지막주 월요일, 공휴일. 전화/055)330-4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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