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봐 주어 너무도 미안한 그 아름다움'은 염색장, 침선장, 소목장, 나전장 등 국내 중요 무형문화재 12인의 진솔한 삶을 엮었다. 인상적인 건 명장의 몸에 새겨진 노동의 흔적이다. 장인의 열린 마음도 엿볼 수 있다. 사기장 서동규 선생은 이 빠진 오래된 그릇에 음식을 대접 받으면 '바로 이 양반이 제대로 된 문화인이구나'하고 여긴단다. 처녀가 늙어 할머니가 되듯이 이 빠진 그릇도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말이다. 그 그릇과 주인의 오래된 인연을 즐기는 것이다. 이렇게 책은 천천히, 묵묵히 사는 삶이 지닌 가치를 알려준다.

서진영 글/시드페이퍼/464쪽/1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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