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는 일주일에 한 번 먹으면 족하고 계란은 4개 이하로 줄여야 하며 유제품은 하루 1인분 정도만 먹어야 한다."


스웨덴의 비영리 단체인 EAT는 영양과 농업, 환경 전문가들을 모아 건강과 지구 환경을 위한 최적의 식단을 연구한 결과를 16일 발행된 의학전문지 랜싯 최신호를 통해 공개했다.

이들의 연구결과는 붉은 살코기가 건강에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를 얻기 위해 가축을 키울 토지와 사료를 마련하는 것이 요구되며 메탄가스 방출이 환경에 악영향을 초래한다는 기존의 연구 성과를 집약한 것이다.

전문가 패널은 붉은 살코기는 물론 설탕 첨가 식품, 백미 등 정제 곡물, 감자와 같은 전분 식품 등을 제한하고 통밀·현미·콩·과일·다수의 채소류 섭취를 권장했다. 각국의 다양한 음식 문화를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신축적인 식단이라는 것이 패널의 주장이다.

AP통신은 그러나 육류와 치즈, 계란의 섭취를 줄이도록 하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으며 특히 이런 식품에 대한 기호가 강한 지역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만난 한 시스템 분석가는 바비큐 식당을 떠나면서 1주일에 한 번만 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것은 웃기는 말이라고 답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만난 공예가는 육류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조언을 일축하면서 "고기가 없다면 적절한 식사가 아니다"라고 비아냥거렸다. 그는 브라트부르스트(독일 소시지)로 유명한 지역 출신이다.

패널에 참여한 하버드 대학의 영양학자 월터 윌렛은 이에 대해 환경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통밀과 현미·견과류·과일 등이 건강에 더 좋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드러났기 때문에 이를 권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윌렛 교수는 모두가 채식주의자가 될 필요는 없으며 많은 이들이 이미 육류 섭취를 줄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정말 좋아하지만 1주일에 몇번 먹지 못하는 랍스터로 생각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육류와 낙농업계는 조언을 수긍하지 않고 있다. 이들 식품은 건강 식단의 일부가 될 수 있으며 중요한 영양 성분이라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맥매스터 대학의 영양역학 전문가인 앤드루 멘테는 최적의 식단을 제시하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상치 못한 결과를 경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하지만 보고서 저자들은 육류 소비를 줄이고 식물 위주의 식단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은 전반적인 연구 자료를 통해 강력히 뒷받침된다고 강조한다.

한편 패널은 아시아 국가들에서 수명이 늘어난 것이 가금류와 붉은 살코기(대부분 돼지고기) 섭취와 연관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에 대해 이들의 육류 섭취가 소량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빈국 주민들에게는 육류와 낙농제품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것이 당장은 좋을지 모르지만 장래에 부국의 선례를 쫓아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김해뉴스 디지털미디어팀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