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광희 김해시의회 신공항특위 위원장이 <김해뉴스> 편집국을 찾아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의 중요성을 피력하고 있다. 조나리 기자

"동남권 관문공항이 들어서지 않는다면 동남권의 미래는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 국토교통부의 신공항 건설안에는 관문공항이 없습니다. 잘못된 정책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막겠습니다."
 
김해 정치권의 김해신공항 건설 반대 운동을 이끌고 있는 이광희 김해시의회 신공항 특별위원회 위원장의 표정이 어두웠다. 국토부가 지난 15일 김해신공항 건설 기본계획 최종 보고회를 열고 김해신공항 확장안을 유지한다는 방침을 보였기 때문이다. 신공항 특위에서 김해신공항 건설 반대 피켓을 들고 대시민 홍보전을 벌이고, 경남 김해·거제시와 부산 북구·사상구 의장이 공동 기자회견을 한 날이었다.

 
“수도권 중심 공항 정책
이번엔 바로 잡아야
김해신공항 건설 강행 땐
공항운영 방해 대책도 고심”



부산·울산·경남 동남권 공항 검증단을 통해 김해신공항 건설에 대한 심각한 문제들이 드러났고 지역의 반대 목소리가 꾸준히 높아졌지만 국토부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었다.
 
이 위원장은 "2017년부터 김해시의회 신공항특위의 이름으로 국토부 장관 면담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그에 대한 답변 자체를 받은 적이 없다. 경남도, 부산시 등 광역단체가 아니면 상대하지 않겠다며 김해를 무시한 처사"라며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국토부의 수도권 중심 정책을 비판했다. 정부가 애초에 '동남권 관문공항'을 신설하겠다고 했지만, 여객 수요를 줄이고 중·단거리만 가능한 활주로를 건설해 결국은 동남권 시민들도 지금처럼 인천공항을 이용할 수밖에 없게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김해시의회에서 독일과 스위스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김해공항에서 김포공항-인천공항을 거쳐 오가는 데 하루가 더 걸렸다. 시민들 역시 미주, 유럽 등 장거리를 가려면 시간과 돈을 더 투자해야 한다. 여행을 그렇다고 쳐도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엄청난 비용이 드는 일이다. 결국 동남권이 중앙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수도권 중심의 정책은 나라 전체의 성장을 막을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스위스를 예를 들면 수도는 베른이지만 취리히, 제네바 등의 도시가 국제적으로 더 유명하다. 지역이 각자의 강점과 특성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이 이뤄지고 나라 전체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이 지방 특유의 활력을 가져야 한다"면서 "지금처럼 5000만 대한민국이 수도권에 종속돼 있어서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동남권 발전과 우리나라 전체의 성장을 위해서는 '가덕도공항-김해공항'의 '투톱 체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인천공항이 중·장거리 노선을, 김포공항이 국내·단거리 노선을 담당하는 것과 같은 구조다.
 
그는 "편리한 물류의 거점을 어디에 잡느냐가 민족의 운명을 좌우한다. 우리나라의 지난 60년의 성장도 부산항을 통해 이뤄졌다. 이제는 남북 평화시대가 시작된다. 가덕도신공항 건설로 공항, 항만, 철도가 갖춰진 '트라이 포트'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가덕도공항이 건설되면 김해는 김해공항과 가덕도공항을 30분 이내로 접근할 수 있는, 지역 발전의 호기를 갖게 된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이 위원장을 비롯한 김해시의회 신공항 특위는 국토부가 소음문제, 안전문제 등을 안고 있는 김해신공항 건설을 밀어붙인다면 온힘을 다해 이를 막을 방침이다. 공동 기자회견을 가진 경남 거제시, 부산 북구·사상구 기초의회 외에도 창원시, 부산 강서구·사하구 등과도 힘을 합해 지역의 목소리를 더욱 높일 예정이다.
 
지난달 출범한 '김해신공항반대 및 동남권신공항추진부울경시민운동본부'는 내달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김해신공항 건설을 막기 위한 100만 청와대 국민청원 운동에 돌입한다. 또, 특위 위원들은 국토부와 청와대 등을 찾아 원정 시위 등도 벌일 예정이다. 그럼에도 국토부가 기존 김해신공항 확장안을 밀어붙인다면 공항 운영 방해 등의 극단적인 방법도 고심 중이다.
 
"국토부는 '새로운 동남권 공항'이 아니라 더 소음 피해가 크고, 더 발전 가능성이 낮으며, 더 위험한 공항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동남권의 안전과 미래를 위해 제대로 된 동남권 관문공항이 세워질 수 있도록 온힘을 다하겠습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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